수필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수필의 대가 금아 피천득 선생의 작품을 읽었으며 특히 독자의 사랑을 받은 대표작 「인연」을 한번 쯤은 읽어 보았을 것이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이 짧은 문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짜릿해 하고 있으며 그리워하지만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인연’의 마지막 부분에 젊은 날의 금아와 일본 소녀 아사코의 만남과 헤어짐의 추억을 잔잔하게 묘사한 이 수필은 교과서에 실려 널리 알려졌다.금아 피천득 선생을 국민 수필가라 하고 한국 근대 수필
수산물 중애 동해안에 영덕게는 유명하지만 값이 비싸서 서민들에게는 부담될 수 밖에 없다. 민물에서도 가을철이 되면 임진강과 섬진강에 참게가 나오는 철이 되었다. 참게로 담근 게장과 함께 알배기탕은 별미로서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입맛을 돋우고 기운을 솟구치게 한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50여년 전인 1970년 초에 참게하면 생각나게 하는 일이 떠오른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수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내수면과에 임진강 참게를 구할 수 있겠느냐는 하달이 떨어졌다. 우리는 남대문 시장에 민물고기 코너에서 부탁을 하여 며칠을 두고 참게를
바닷가 절경에 자리잡은 ⌜히든베이⌟숙소에서 3박4일 동안 여수 주변을 속담에 ⌜메주 밟듯⌟다녀보았다. 숙소에서 커틴만 젖히면 바다는 물론 수많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소경도, 까막섬, 백야도, 조도, 노랑도 등 섬들을 바라보노라면 바다물결이 호수처럼 잔잔해지니 그래서 고울 려(麗)자를 쓰고 물 수(水)가 되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바다는 섬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달리 전혀 다른 신비한 곳으로 물속에는 신기하고 독특한 수산생물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곳이다.한반도 최남단 정 중앙에 위
아들과 딸에게서 각각 손자와 외손자 한 명씩만 두고 있다. 할아버지 입장에선 자손이 많았으면 좋으련만 그게 마음대로 될 일이 아닌 게 자손인 것 같다. 천만다행으로 손자와 외손자만이라도 우리집과 사돈네가 그나마 혈족으로 대를 잇게 되었으니 소중한 자손이란 생각이 든다. 요즈음 세상에 자손을 따질 일이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족보제도가 있으니 전통적으로 대대손손 이어간다는 관습이 있으니 어쩌겠는가.박경리작 ⌜토지⌟에 보면 최참판댁이 백만장자이지만 손녀 서희만 있으니 절손되었다고 빗대면서 그 시절에 대하소설은 그렇게 묘사하
민물고기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혹 있다. 대개가 선입감에서 민물고기는 비릿내가 날것 같아서 평생 먹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다. 우리 유년 시절에는 먹을 것이 그리 흔치 않던 시절이니 고향에선 냇가에서 반두나 된장을 한 숟갈 넣은 유리 항아리로 된장을 풀고 친구들과 어울려 천렵을 하던 그 시절 추억에 잠시 젖어보고 있다. 민물고기라야 메기, 쏘가리도 아닌 잡고기일 텐데 시골의 깨끗한 냇가에 깨끗한 물고기의 그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고 요즘처럼 민물새우나 수제비를 넣고 국물도 진하게 우려내는 매운탕도 아닐 텐데 그 맛은 해물
며칠 전 신문에 박경원 강원도지사가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고인은 육사 6기로 육군 소장으로 예편하여 경북도지사 3년, 강원도지사 7년을 역임했다. 강원도지사 시절 송어가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것은 56년 전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수산청에 송어 종란을 도입하여 강원도에서 인수하고 화천댐 하단에서 인공 부화를 시도하였으나 부화과정에서 모두 폐사하였다. 그리고 그 이듬해 다시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평창에서 부화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송어 양식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당시 박경원 지사는 김동석 식
유네스코 세계유산 제44차 총회에서 지난달 한국 갯벌 4곳인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들 갯벌은 2,000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되었다고 했다. 우리나라 갯벌은 강과 하천을 통해 내려온 흙과 모래가 유속이 느려지면서 강어귀에 쌓여 만들어진 하구 갯벌이 보통이다. 마침 여름 휴가를 여수를 비롯하여 순천만 일대를 돌면서 순천만에 살았던 학교 선배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기회를 가졌다. 순천만의 갯벌은 맛조개, 꼬막, 바지락, 칠게, 갯지렁이등 천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무척 오랜만에 동해안 오징어 풍어란 반가운 소식에 주문진에 있는 강릉시수협(판매과)에 연락하였더니 난류성 오징어가 좋아하는 수온이 15~20℃를 유지한 덕에 어획량이 평년보다 약 3배가 증가하였으나 6월부터 수온변화로 어획량이 급감했다는 전언이다. 어장은 산지로 유명한 울릉도보다 동해안 안쪽에서 오징어채낚기 어업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전까지 동해안 이북 수역에 중국 어선들이 해마다 싹쓸이한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렸지만 금년 들어 어획량 증가는 다행스러운 일로 생각되었다.유년기를 동해안에서 성장한 필자로서는 오징어와 쌓은 친분이
금년 7월 아들 내외가 가족 여름 휴가를 남해안으로 정했다. 남해안 중에 호남 쪽이 음식이 좋은 것 같고 무엇보다 KTX 열차가 여수 쪽으로 직행할 수 있기에 4일간의 일정으로 떠났다. 산과 바다가 병풍처럼 에워싼 남도의 바닷가 마을은 그 풍경도 좋지만 그 안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사람들 음식도 인심도 후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여수 오동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움이 시작되는 섬이고 여수 돌산도는 다도해의 수려한 풍광이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섬마을 정취가 가득 풍겨오는 듯 했다.여수 오동도는 작은 섬이지만 동백숲, 소라바위,
예전에 흔하고 주요 어종이 아닌 것이 병어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흰살 생선에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담백해서 육칠월이 되면 유별나게 맛좋은 생선이라 할 수 있다. 병어는 납작하고 마름모꼴로 몸체에 비하여 입과 눈이 작은 것이 특징이어서 마치 수족관의 열대어를 연상시키는 바다 물고기이다. 그렇게 병어가 입이 작다 하여 나온 속담이 재미 있다.“병어 주둥이와 메기 입”이란 말이 있는데 입이 매우 작은 사람을 병어에 비유하고 입이 넓적하게 큰 사람을 메기에 비유해서 이르는 말이다. 병어는 남서 해안에 살고 있지만 그 중에 육칠월에 칠산 앞바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하지가 엊그제 지나가고 초복이 며칠 남지 않았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름철 복날에는 삼계탕이나 보신탕을 즐겨 먹는 습관이 있지만 일본인들은 복날 음식으로 즐겨 먹는 것이 있다면 민물뱀장어다. 우리나라 복날에 해당되는 토요(土用)날에 일본인들은 뱀장어(우나기)를 즐겨 먹는 풍습이 있다. 장어 요리로는 양념구이(가바야끼), 소금구이(히라야끼), 장어덥밥(돈부리)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민물 장어는 자양강장 식품으로 즐겨 먹고 있으며 그 효능도 검증되고 있는 스태미나 식품이다.뱀장어는 민물에서 새끼가 어미까
우리나라 수산인 또는 수산 학문을 배운 사람에게는 손암 정약전의 자산어보의 존재 가치와 열악한 환경 속에 해양생물을 조사 연구하는 학자다운 모습을 보면서 고전 속의 손암 선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조선왕조 순조임금 당시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유배당한 흑산도는 황량하고 혹독한 곳이었다. 손암과 같이 유배를 당한 동생 정약용은 흑산도를 이렇게 묘사
어렵고 힘든 시기에 고향 친구들과 가진 값진 모임에서 전임 건설회사 최 사장이 북유럽 중에 좀처럼 가기 힘든 아이슬랜드에 다녀온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아주 먼 나라에 남한 면적과 비슷하지만 36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얼음이 둥둥 떠 있는 호수에 유람선을 탄 얘기서부터 넓은 초원지대에 양모와 대구 어업이 그 나라의 2대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고 했
힘들고 답답한 시기에 바다를 보면 좀 나아질까 해서 지난달 지인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떠났다. 겨울철에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는 봄의 전령사가 있다면 그것은 도다리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침 도착 시간이 점심때라 속초 중앙시장으로 가서 도다리 뼈회(세꼬시)를 시켰더니 3인이 먹기에는 너무 많다고 하니 이것이 제값에 최소량이라는데 할 말을 잊고 돌아올 때는
동서 해안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물고기가 있다면 남해안의 짱둥어를 두고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 생소한 물고기가 어디 짱둥어 뿐이겠는가. 짱둥어는 6월부터 제철이고 훌치기 낚시는 7월 하순에 한여름이 성수기다. 짱둥어는 생김새가 독특하여 머리 크기가 몸체에 비하여 넓고 작은 눈은 머리 꼭대기 양쪽 끝에 붙어있으니 아주 못생긴 물고기이지만 등지느러미를 나
해양 생물에 대한 조사 연구 과정을 이 영화는 어떻게 묘사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사극의 대가라는 이준익 감독과 설경구(정약전 역) 일류 배우가 주연하는 영화를 개봉한 지 일주일이 되었는데 영화관은 텅 비어 있었다. 조선 후기에 1801년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사유옥” 당시 서학(천주교)을 섬겼다는 이유로 연루된 동생 정약용은 강진으로, 중형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지난해 제주도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그 중에 문학인들과 같이 제주 가파도에서 시 낭송회도 열고 온갖 해산물도 먹으면서 즐기기도 했다. 어느 날 한 문인이 제주도에는 값이 비싸고 귀한 전복을 해물탕에 넣어 먹었다는 얘기를 하였다. 아마도 육지의 값이 비싼 참전복과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작은 전복 「오분자기」를 모르고 한 얘기로 아무리 글
대학교재 어류편에서 홍어를 찾을 수 없지만 겨우 가오리 항목에 곁들여 몆 줄 설명이 있을 정도로 주요 어종이 아닌 셈이다. 그러나 홍어의 상징성과 뒷얘기는 무궁무진한 물고기로 일반 물고기와 너무 달라서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그런 물고기이다. 일반 음식 맛을 두고 사람들은 제각각 입 맛이긴 하지만 홍어 맛을 두고는 극과 극으로 표현하는 자
세계 3대 겨울 축제는 일본 삿뽀로와 중국 하얼빈과 카나다 퀘백으로 이들은 엄동설한인 겨울에 눈과 얼음 조각으로 축제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화천에도 겨울 축제인 산천어 물고기 축제가 세계 축제에는 못 미치지만 관광객 100만명 이상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원도에는 산이 많아 눈과 얼음의 상징인 겨울 축제를 생각하게 되었고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
물고기의 생태와 탄생의 비밀은 교과서와 책을 통하여 보아왔지만 실제적으로 영상을 통하여 눈으로 본다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신비감은 말할 나위가 없다. 수족관에서 자라는 열대 관상어는 암수 두 마리를 키워 가면서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정액을 뿌려 체외 수정이 일어난다. 수조에서 암수가 사랑하고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나는 과정이 신비스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