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절경에 자리잡은 ⌜히든베이⌟숙소에서 3박4일 동안 여수 주변을 속담에 ⌜메주 밟듯⌟다녀보았다. 숙소에서 커틴만 젖히면 바다는 물론 수많은 섬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소경도, 까막섬, 백야도, 조도, 노랑도 등 섬들을 바라보노라면 바다물결이 호수처럼 잔잔해지니 그래서 고울 려(麗)자를 쓰고 물 수(水)가 되었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바다는 섬이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과는 달리 전혀 다른 신비한 곳으로 물속에는 신기하고 독특한 수산생물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곳이다.

한반도 최남단 정 중앙에 위치한 여수는 동쪽은 전라도에 위치한 쌀씻은 물과 경상도의 나물씻은 물이 섬진강을 타고 하나로 모여 들고 서쪽은 조계산의 낙엽 씻은 물이 순천 여수 광양만이 합쳐진 곳으로 다도해를 안고 한려수도의 깃점을 이루는 푸르고 물 맑은 고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수하면 다도해의 최고 어장에서 잡히는 다양한 물고기와 어패류 그리고 남도 특유의 맛을 내는 담백한 서대회 군평선이 돌게장 붕장어구이가 특산물로 봉산동 게장골목, 종화동 해안 회타운이 가볼만한 거리이다.

그리고 돌산 깃김치가 유명해서 전해오는 내력을 알아보니 1598년 이순신 장군이 막다른 골목 같은 ⌜무술목⌟으로 왜선을 몰아 넣고 공격을 가하자 왜군들이 배에서 탈출하여 바로 옆 소미산(205m)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왜군이 이 소미산에서 장기 농성을 할 때 당시에 ⌜일본갓⌟을 심어 가꾸었다는 구전이 전해 오고 있다. 그리고 작은 섬 오동도는 겨울에 동백꽃으로 뒤덥힌다. 한번은 나무에서 활짝 피고 또 한번은 땅바닥에 떨어져서 그리하여 마음속에서 모두 세 번 핀다는 동백꽃 잎은 두툼하고 반들반들 윤이 나는 초록 이파리가 숲을 이루고 있는 명소이다.

여수에서 한국의 관음성지인 향일암은 해안가의 아슬아슬한 바위 절벽 위에 앉아있는 암자다. 이곳에 바위와 해풍은 잘 맞아서 기도하면 소원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모든 근심 걱정이 바위 절벽 법당에서 해풍을 맞으면 풀린다는 소문을 믿고 있는 것 같다.

마지마으로 처음 가보는 만성리 해수욕장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백사장이 아닌 검은 모래 해수욕장으로 이곳에서 모래찜질을 하면 신경통과 부인병에 효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인 시인의 ⌜여수⌟를 다시 한번 구절을 들여다 보면 바다가 밀물어와 눈부신 물의 아름다움이여/여수가 나그네의 시름이어도 좋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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