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제44차 총회에서 지난달 한국 갯벌 4곳인 서천, 고창, 신안, 보성순천 갯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들 갯벌은 2,000종 이상의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되었다고 했다. 우리나라 갯벌은 강과 하천을 통해 내려온 흙과 모래가 유속이 느려지면서 강어귀에 쌓여 만들어진 하구 갯벌이 보통이다. 마침 여름 휴가를 여수를 비롯하여 순천만 일대를 돌면서 순천만에 살았던 학교 선배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기회를 가졌다. 순천만의 갯벌은 맛조개, 꼬막, 바지락, 칠게, 갯지렁이등 천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꼬막은 순천만, 보성만, 강진만 일대가 꼬막 벨트라고 말하고 있지만 여자만의 갯벌은 모래가 섞이지 않고 오염되지 않아 꼬막 서식지로 최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꼬막은 벌교가 주산지이고 11월부터 찬바람이 불면 쫄깃한 꼬막맛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리고 있다. 예전에는 꼬막하면 참꼬막을 최고로 쳤고 시장에 판을 치는 새꼬막은 먹기조차 꺼리기도 했다. 참꼬막 자원이 고갈되면서 이제는 새꼬막이 주인행세를 하는 셈이 되었다.

살아 생전 꼬막을 좋아했던 선조의 산소에도 삶은 꼬막을 꼭 가져가서 차레를 지내고 묘소 주변에 고수레를 하면 꼬막 껍데기가 묘소 주변에 하얗게 진풍경을 보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산소에 다녀간 것을 알아보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그러기에 꼬막은 잔치상에도 일상에도 기본 반찬이 되며 꼬막을 삶는 요령도 알아야 꼬막살이 촉촉하고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쏙은 뻘속에 사는 바닷가재의 일종으로 껍질이 엷고 집게다리가 작은 게 특징이다. 쏙은 물이 조금 고여있는 갯벌에 2~3m 거리에 2개의 구명을 뚫고 살아간다. 그 구멍앞에서 힘껏 발을 구르면 물기둥과 함께 “쏙”튀어 오른다 해서 “쏙”이란 이름이 붙어졌지만 남해안 일대에서는 방언으로 “쏙새비”라 부르고 있다. 쏙은 순천만, 서해 압해도, 소래포구까지 예전에는 많이 잡혔고 남해 물항리가 쏙의 주산지로 꼽혔다.

쏙은 뻘밭에서 호미나 괭이로 뻘을 파서 잡았는데 아직도 전통방식인 옛날방식으로 된장과 붓대를 이용했으며 뻘을 걷어 내면 구멍이 나타날 때 된장을 풀어 뿌리고 붓대통을 구멍에 집어 넣어 흔들면 붓과 함께 서서히 따라 올라온다. 쏙은 된장찌게나 국에 넣기도 하며 바다낚시 미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예전만큼 쏙도 사라지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모든 갯벌이 건강하게 잘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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