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생태와 탄생의 비밀은 교과서와 책을 통하여 보아왔지만 실제적으로 영상을 통하여 눈으로 본다는 것은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신비감은 말할 나위가 없다. 수족관에서 자라는 열대 관상어는 암수 두 마리를 키워 가면서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정액을 뿌려 체외 수정이 일어난다. 수조에서 암수가 사랑하고 새로운 생명체가 태어나는 과정이 신비스러운 일이었다.

수정된 알은 수조 속에서 낳게 되고 수컷은 조심스럽게 입속에 알을 담는다. 이른바 구중 보육이다. 얼마간 입속에서 보관하고 있지만 그동안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견뎌내는 것은 입속에 알을 물고 있기 때문이다.

수컷은 수퍼맨 같은 초인적인 삶을 살아간다. 얼마 후 수컷의 입속에서 부화된 새끼가 배에 난황을 달고 입속에서 뱉어내고 수컷의 입속은 그간 부화기 역활을 해낸 것이다. 새끼는 배에 붙은 노란 난황을 영양분으로 공급받으면서 성장하고 2주 후에 새끼에 붙은 난황도 떨어져 나가고 어린 새끼는 바닥에서 부상하면서 유영한다. 틸라피아(역돔)도 암컷이 입속에서 알을 보육하는 구중보육하고 이런 습성이 있는 해산 어류는 가리돔, 줄도화돔 등이 있다. 그리고 큰 가시고기는 동해안 하천에서 둥지를 짓고 살아간다.

아마도 물고기 중에 둥지를 짓고 사는 유일한 물고기이다. 수컷은 자기가 살 수 있는 둥지를 짓고 살면서 배가 불룩한 암컷을 유인하여 둥지 속에서 암컷을 자극하여 산란을 돕는다. 암컷은 산란 후에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나가고 수컷이 둥지에 위장막을 설치하고 알이 있는 둥지를 지켜 나간다. 아마도 암컷보다 천적으로 부터 둥지를 지키기에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물고기중에 대표적인 부성애가 강한 물고기로 외부 천적으로부터 알을 보호하고 알이 부패되지 않도록 지느러미로 부채질하면서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하고 때때로 알을 뒤집어주기도 한다.

이때 알이 떨어지지 않도록 점액질도 분비하여 알을 고정시키는 역할도 해낸다. 더욱이 밤이 되면 모든 물고기가 쉬고 있지만 수컷은 잠도 자지 않은채 다른 물고기 침입도 막으면서 알을 지켜낸다. 그리고 8일만에 부화가 시작되면서 알을 보살피고 알의 부화도 일일이 돕고 있다.

수컷은 먹이도 먹지 않고 지극 정성으로 새끼를 돌보는 것이 눈물겨운 일이었다. 새끼는 적응이 빨라 활발하지만 수컷은 기력이 쇠잔해지고 수척해진다. 결국 수컷은 새끼를 위하여 모든 것을 바치고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새끼는 수컷아비의 사체에 몰려들어 먹이가 되어 준다.

결국 수컷은 끝까지 알을 지켜내고 새끼가 태어나면서 먹이가 되어주는 눈물겹고 안타까운 일생을 보노라면 오묘한 물고기의 삶과 생태의 신비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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