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혹 있다. 대개가 선입감에서 민물고기는 비릿내가 날것 같아서 평생 먹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다. 우리 유년 시절에는 먹을 것이 그리 흔치 않던 시절이니 고향에선 냇가에서 반두나 된장을 한 숟갈 넣은 유리 항아리로 된장을 풀고 친구들과 어울려 천렵을 하던 그 시절 추억에 잠시 젖어보고 있다. 민물고기라야 메기, 쏘가리도 아닌 잡고기일 텐데 시골의 깨끗한 냇가에 깨끗한 물고기의 그 맛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고 요즘처럼 민물새우나 수제비를 넣고 국물도 진하게 우려내는 매운탕도 아닐 텐데 그 맛은 해물 매운탕보다 깊은 맛이 더했으니 말이다.

고향의 그 시절에 먹던 민물매운탕을 아직도 그 맛에 이끌려 가끔 경기도 수원을 지나 세류역 부근에 있는 천렵물고기라는 집에서 지인들과 함께 먹는 그 옛날 맛을 음미하는 추억이 맛집으로 가끔 찾아 들러보고 있다.

매운탕은 메기를 중심으로 민물고기와 민물새우 그리고 수제비를 넣어야 얼큰한 제맛이 우러나고 매운탕도 제대로 맛있게 먹으려면 푹 끓인 매운탕에 국물과 수제비를 먼저 먹고 그 다음에 양념이 밴 민물고기를 먹는 매운탕의 순서를 알아두면 그 맛을 더욱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남한강 자락의 여주에 민물매운탕집, 단양 강변에 매운탕집이 그래도 이름난 집으로 알려졌다.

원래부터 남한강은 중부 태백산에서 발원하여 내륙지인 강원 충북을 경유해서 동서로 흐르는 강물에 민물고기잡이가 성행하고 있는 곳이다. 고향의 천렵으로 생각나는 그 시절에 민물고기로는 흔한 토속 먹거리로 ‘꾸저국’이 있었다. 머리가 납작하고 몸 전체가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영동지방에서는 꾹저국탕이라 하지만 양양 지방에서는 ‘뚜거리탕’으로 달리 부르고 있었다.

꾹저국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강릉지역을 순찰 중에 그 지역 현감이 그날따라 비가 와서 바닷고기가 없는 까닭으로 민물고기로 정성껏 매운탕을 차려 올렸는데 송강은 그 맛이 너무 좋아 물고기 이름을 물으니 현감이 대답하기를 “저구새가 냇가에서 꾹 집어 먹는 물고기”라 하니 송강은 바로 물고기 이름을 “꾹저국”이라 부르라 하였다고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한때 미식가들이 영동지방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꾸저국탕’이 급격히 줄면서 잊혀저 가는 물고기가 되었다. 그 시절에 매운탕과 꾹저국은 잊을 수 없는 영동지방 추억의 먹거리였음을 생각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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