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해안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물고기가 있다면 남해안의 짱둥어를 두고 한 말이다. 우리나라에 생소한 물고기가 어디 짱둥어 뿐이겠는가. 짱둥어는 6월부터 제철이고 훌치기 낚시는 7월 하순에 한여름이 성수기다. 짱둥어는 생김새가 독특하여 머리 크기가 몸체에 비하여 넓고 작은 눈은 머리 꼭대기 양쪽 끝에 붙어있으니 아주 못생긴 물고기이지만 등지느러미를 나란히 펼치면 호랑나비를 연상하듯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특이한 이름처럼 갯벌을 터전으로 살아온 어민들에게는 짱둥어는 기괴한 물고기로 생각한다. 날고 뛰고 물위를 걷는 물고기가 세상에 어디에 있단 말인가.

물속에는 헤엄도 잘 못 치지만 흙탕물이 있는 뻘바닥에는 가슴지느러미 덕분으로 미끄러지듯 재빠르게 움직인다. 옛날에는 짱둥어가 너무 흔하고 값싼 물고기로 주목받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백질이 풍부하고 힘이 센 물고기로 여름철에 귀한 보양식이다. 그러기에 초여름 짱둥어가 잡히면 아이들은 못 먹게 하고 있다. 어릴 때 강장 식품을 먹이면 좋을 리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짱둥어는 통구이로 내장까지 꼬치로 굽고 소금에 찍어 통채로 먹고 애를 넣은 짱둥어탕 생선회도 쫄깃한 식감이다.

지난 여름에도 잡아서 도매상에 넘기면서 kg당 25,0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생명의 땅 갯벌에서 뻘배를 타고 갯벌에 나가야 짱둥어를 잡는다. 4개의 낚시를 묶어서 10m 전후에 보이면 홀치기 낚시를 던져서 잡는데 족히 20년이 되어야 기술에 능하다고 한다. 낚시대줄까지 12m쯤 되고 홀치기 낚시는 미끼도 없이 잡는데 가까이 가면 바로 뻘 속에 숨어 버리니 눈도 좋고 조준력이 좋아야 던져서 단번에 낚아챈다. 오랜 경험과 능숙한 노하우의 결과이니 아무나 할 수 없고 잡는 것도 고작 4시간 동안 갯벌에서 힘든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낙시대줄이 긴 것은 진동에 예민해서 짱둥어가 발자국 소리에 도망가기 때문이다. 짱둥어는 일본인들이 강장식품으로 유별나게 좋아한다. 사가현에 가면 그 고장의 상징물고기로서 도로 바닥에 도로변 조형물과 도자기에 술병까지 짱둥어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우리나라는 강진 앞바다와 벌교 갯벌이 주산지이며 벌교 갯벌은 겨울에는 꼬막을 잡고 여름에는 짱둥어를 잡는다. 남해안에 농토를 넓히기 위한 간척사업으로 뻘밭은 잃어가고 환경오염으로 서식처를 잃어 가지만 순천만과 강진 앞바다가 겨우 남아 있을 정도이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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