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지난해 제주도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 그 중에 문학인들과 같이 제주 가파도에서 시 낭송회도 열고 온갖 해산물도 먹으면서 즐기기도 했다. 어느 날 한 문인이 제주도에는 값이 비싸고 귀한 전복을 해물탕에 넣어 먹었다는 얘기를 하였다. 아마도 육지의 값이 비싼 참전복과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작은 전복 「오분자기」를 모르고 한 얘기로 아무리 글 잘 쓰는 문인도 모르면 그렇게 말할 수 있으려니 이해했다. 북유럽문화의「안테의 법칙」에 보면「다른 사람을 가르쳐 들지 말라」는 얘기가 있지만 그러나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 바르게 가르쳐 주는 것도 옳다는 생각에서 참전복은 주로 육지에서 생산하고 크고 값이 비싸서 전복회나 전복죽으로 이용하지만 제주도에서 나는 오분자기는 전복에 비해 작고 값도 비싸지 않으므로 해물탕 재료로 이용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조금 덧붙인다면 전복은 몸체가 크고 껍질에 구멍이 있는 출수구(호흡공)가 4~5개로 출수구가 모양도 껍질 위로 나와 있지만 오분자기는 몸체가 작고 출수구 모양이 밋밋하고 7~8개의 구명이 전복보다 많은 편이다. 제주도 3대 향토 음식으로 오분자기, 뚝배기, 옥돔구이, 자리돔무침이 있다.

우리나라 전복은 수온이 따뜻한 남방종은 남해안과 제주도에 살고 있고 말전복, 오분자기, 둥근전복,시볼트전복 4종류가 살고 있으며 북방종은 그 외지역에 참전복이 있어 모두 5종이 살고 있다. 전복은 조개류 중에 가장 맛이 있고 귀하고 비싼식품으로「조개류의 황제」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등 동양권에서는 전복을 수산물 중 으뜸으로 치고 있으며 아주 옛날부터 식용으로 이용한 흔적은 패총에서 찾아볼 수 있다.「탐라고서」에 보면 전복, 말, 감귤과 함께 임금님 진상품의 하나로 기록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귀한 식품으로 취급해왔다. 중국에서도 예로부터 전복, 해삼, 상어지느러미, 물고기 부레가 최고 강정식품으로 인정되었지만 한편으로 서양인들이 전복을 먹지 않고 터부시하는 경향은 껍데기가 외쪽이어서 먹으면 실연한다는 뜻에서 먹지 않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나전공예는 삼국시대 당나라에서 전래된 것으로 고려시대 전복을 즐겨 먹고 부산물인 껍데기를 이용한 나전칠기 공예가 성행하고 눈부시게 발전되었다.

우리나라 문화재 하나로 신라시대에 축조된 사적 1호인 포석정은 돌에 홈을 파서 낸 구불구불한 물고랑의 모양이 전복 껍데기를 닮아 붙여진 이름으로 포석정에 포 (鮑)자는 전복의 한자 이름이다.

전복은 납작한 것은 파도가 심한 바위에 부착하기 유리하고 좁은 바위 틈에 들어가는 습성이 있으며 미역, 다시마, 감태 등의 해초를 주로 먹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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