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해삼의 성분은 대부분 수분(약90%)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단백질, 지질, 당질, 회분, 칼슘, 인, 철분, 나트륨, 칼륨, 비타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서 단백질과 당질의 양은 적은 편이며 회분의 함량이 많다. 따라서 해삼은 칼슘, 철, 인 등을 제외하곤 영양적 가치는 적고 비타민의 함량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적어서, 흙에서 나는 산삼이나 인삼과 같은 약효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특히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몸통 부분은 껍질(상피)과, 전후로 뻗어있는 복관과, 직각으로 발달한 섬유 모양의 조직으로 대부분 섬유로 이뤄진 결합조직이다. 이처럼 해삼의 몸통은 다른 어패류 처럼 근육질로 이뤄지지 않고 섬유질로 이뤄졌기 때문에 소화, 흡수되기 어렵다. 한편, 한방에서는 해삼을 ‘신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기운과 정력을 돋구어 주는 정력강장제’로 보고 있다. 사상의학의 원리로 본다면 해삼은 체질적으로 신장의 기능이 약하고 정력이 부족한 소양인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쓰임새> 우리나라에서 해삼은 술안주 등으로 주로 생식한다. 주둥이 부분을 잘라 몸통을 벌려 개복한 후 내장을 꺼내고 소금을 약간 뿌리면 미끈거리는 점액이 제거된다. 이것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초간장과 곁들여 먹으면 별미다. 뿐만 아니라 해삼의 내장으로 담근 젓은 고노와타라고 하여 일본에서는 진미로 손꼽힌다. 해삼은 탕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규합총서’에서는 열구자탕과 어채의 재료로 해삼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중국요리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는데, 중국요리에서는 내장을 제거하고 쪄서 말린 건해삼을 일주일 정도 쌀뜨물에 담갔다가 사용한다. 해삼은 소화 흡수율이 극히 낮으므로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나 고혈압 환자에게는 좋은 기호식품이라 하겠다. 그리고 참고로 해삼의 소화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살짝 데치거나 초를 쳐서 먹으면 된다. 특히 제주산 홍해삼은 영양가를 보존하기 위해서 데쳐 먹으면 좋다.

<이것이 토종>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온대산의 ‘참해삼’에 속하는 청삼, 홍삼, 흑삼 등 3종류가 생산된다. 이중에서도 홍해삼은 제주도 부근에서만 생산되고 청해삼, 흑해삼은 남해안과 서해안에서도 생산된다. 생산량도 많아서 일찌기 중국 등지에 건해삼을 수출했는데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산 건해삼을 ‘조선인삼’에 비유해 ‘바다인삼’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직까지 해삼은 날것 그대로는 수입되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해삼을 주로 생식하기 때문에 갓 잡아온 싱싱한 해삼이 아니면 상품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보관용으로 가공된 건해삼은 남방산이 대량으로 수입돼 중국요리의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해삼을 건조, 가공할 때 국내산은 배설강을 통해 내장을 제거하나 수입산은 복부를 절개하여 내장을 제거한다. 또는 아예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말린 것도 있다. 그리고 수입제품이 아니더라도 해삼과 비슷한 어족인 군소를 해삼으로 속여서 내놓는 경우도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군소는 해삼에 비해 배가 불룩하고 머릿 부분에 두 개의 돌기가 있다. 또한 표피가 부드럽고 요리를 할 때 스펀지 같은 느낌을 준다. 옛 문헌의 기록에 의하면 동해에서 나는 해삼은 살이 두껍고 좋으며, 낙산사(낙산사) 일대에서 해녀들이 갓 잡아올린 강원도 양양 부근의 해삼과 제주도 등지의 해삼은 유명하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