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은 비로 경남 남해안 일대의 수산·양식 업계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과 경남지역에는 지난 31일과 1일 이틀동안 88㎜의 비가 쏟아졌으며, 지난 3월에는 한달동안 무려 13일간의 강수일을 기록했다. 이처럼 한여름 장마를 방불케 하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경남 통영시, 거제시 일대의 어류 양식업계는 돔 등 고급어종의 성장 지연과 출하 차질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해수어류양식수협 통영지소 관계자는 “최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조량 부족 등으로 바닷물 수온 회복이 더뎌져 양식 어류들이 먹이활동을 제대로 안하고 있다”며 “이는 출하시기 지연으로 지어져 제 값을 받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내년 양식을 준비하기 위한 치어 입식도 늦어져 연쇄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통영시 산양면의 한 양식업자는 “고기들이 먹이활동을 하지 않아 공급한 사료가 바닥으로 그대로 가라앉고 있다”며 “이러다가 출하 시기를 놓쳐 큰 피해를 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남해안 일대의 바닷물 수온은 10.2~11.5도로 예년 평균에 비해 최고 1.5도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식업계는 바닷물 수온이 13도 정도로 회복돼야 양식어류의 먹이활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국 굴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통영지역의 굴 양식업계도 잦은 비와 바닷물 수온 저하로 알맹이가 제대로 안차 수출용 물량 및 품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굴수하식수협 관계자는 “수온이 올라가지 않은 가운데 육지의 영양염류가 다량 유입되면서 굴 껍질만 두꺼워지고 알맹이는 부실해 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건굴, 자숙굴 등 수출용 굴 품질이 확보안돼 생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 거제 등 남해안 일대의 낚시업계도 바닷물 수온이 낮아지면서 고기들이 잡히지 않는 바람에 개점휴업 상태다. 통영시 산양면의 한 어류양식업자는 “도다리, 열기 등 봄 어종들이 저수온을 피해 깊숙히 내려가는 바람에 고기를 구경조차 하기 어려워졌다”며 3월 이후 주말 낚시객이 최고 80% 가량이나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잦은 비와 저수온 현상으로 인한 수산·양식업계의 피해 등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며 “연구결과가 나오는대로 대응책 마련 및 정부·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