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완목 오징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을 총칭해 오징어라 한다. 옛 문헌에 나오는 기록들을 보면 그 명칭을 우리말로 오중어, 오증어, 오ㅈ어, 오직어 등으로 적고 있다. 그리고 한자어로는 ‘오적어’를 표준으로 쓴다. <자산어보>에 오징어의 명칭에 대해 상세하게 논한 대목이 있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남월지에서 이르기를 그 성질이 까마귀를 즐겨 먹어서 매일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이것을 보고 죽은 줄 알고 쪼면 그 까마귀를 잡아끌고 물속으로 들어가 먹으므로 오적이라 이름 지었는데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오징어의 명칭이 혼동돼 쓰이고 있다. 이를테면 오징어를 흔히 갑오징어라고 하고 피둥어꼴두기를 오징어라고 부르는 경우 등이다.

오징어과의 동물들은 몸이 몸통, 머리, 발로 구분되는데 몸통은 타원형이고 한 쌍의 옆지느러미는 좁게 몸통을 따라 붙어 있으며 보통 몸 뒤에서 연결돼 있다. 그리고 오징어의 발은 다섯 쌍으로 열 개가 있는데 이 중에 특별히 긴 한 쌍이 더듬다리이다.

<자산어보>에서는 오징어의 명칭과 함께 그 생김새도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오징어는 등에 긴 뼈가 있는 타원형이다. 살은 매우 무르고 연하며 알이 있다. 또한 속에 주머니가 있어 먹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 만일 오징어를 침범하는 것이 있으면 그 먹물을 내뿜어서 적을 현혹시킨다. 그 먹물을 취하여 글씨를 쓰면 색이 매우 윤기가 있다. 그러나 오래되면 벗겨져서 흔적이 없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것을 다시 바닷물에 넣으면 먹의 흔적이 살아난다.’ 오징어의 특징 중에서도 몸통 안에 시커먼 먹물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그 먹물은 오징어를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방어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오징어가 뿜어낸 이 먹물을 보고 도리어 오징어를 잡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은 오징어의 먹물을 약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오징어는 일생에 단 한 번 산란을 한다. 즉, 오징어는 생식 주기를 되풀이 하지 않고 1년간 대단히 빠른 속도로 성장을 진행하다가 알을 까놓고 일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는 고도의 운동능력과 특수한 섭이양식과 효율적인 소화, 흡수방식에서 기인한다. 또한 오징어는 수온의 변화에 잘 견딘다. 낮에는 주로 5-15℃ 정도로 온도가 낮은 저층에 있다가 밤에는 수면층으로 부상하는데 한 시간에 5-6℃의 온도변화에서도 충분히 견뎌낸다.

그리고 환경변화에 민감한 성질도 가지고 있다. 예컨대 쾌적한 환경에서는 몸체가 아주 투명해 내장까지 들여다보일 정도지만 흥분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적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수족관 등에서 키우고 있는 오징어의 색깔을 보고 그 수족관의 환경 상태를 짐작할 수도 있다.

<성분> 오징어 몸통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성분은 수분(82%), 단백질(15.6%), 지질(1.0%), 회분(1.5%), 등이며 이밖에 소량의 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비타민 등이 들어 있다. 특히 오징어는 콜레스테롤치가 높다. 그러나 오징어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은 양질(HDL)의 것으로, 오징어 근육에 다량 함유된 타우린이 콜레스테롤을 억제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게 하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 심장병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예방효과가 크다.

게다가 오징어가 성숙기에 이르면 타우린의 양이 급격히 증가해 무려 육질의 34%나 되는 엄청난 양을 함유하게 되는데 오징어를 말릴 때 표피에 생기는 하얀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따라서 마른 오징어를 먹을 때는 이 가루를 털지 말고 그대로 먹어야만 귀중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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