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이 5일, 국내 최초로 한치의 인공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울진군 후포항에서 채낚기로 어획된 몸길이 24cm 정도의 한치 300마리를 구입해 육상 수조에서 2개월간 사육하면서 적정 사육환경 및 먹이생물 등을 규명했다.

또 수조 내에서 암컷과 수컷의 교미(짝짓기)와 산란을 유도하는 등 번식생태학적 습성을 밝혔는데 한치는 지난 1월 초 수조 내에서 산란을 시작해 60일 정도의 발생과정을 거쳐 이 달 초 부화했다.

한치(표준어:화살꼴두기)는 몸길이가 30cm를 넘는 대형종으로 주로 동해 연안에 서식하는 오징어목 꼴뚜기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다리가 한 치(약 3cm) 정도 짧아 '한치'로 불린다.

제주도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대형 꼴뚜기류인 창꼴뚜기와 함께 두 종을 구분 없이 '한치'로 일컫는다.

제주도에서는 '한치는 쌀밥이요 인절미라면, 오징어는 보리밥이고 개떡'이라는 말이 속담처럼 내려오고 있을 정도로 한치 육질에는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있어 살오징어보다 대접받는 고급 오징어류다.

한치의 부화 성공이 주목받는 것은 예전의 동해안 대표 수산 먹거리였던 살오징어가 명태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오징어류를 대표하는 살오징어는 어획량이 10년 전과 비교해 80% 이상 급감하고 가격도 폭등하면서 마리당 4000원 정도에 위판되던 것이 지난해는 최고 2만5000원까지 거래됐다.

이에 따라 채낚기 어선들은 살오징어 조업을 포기하고 한치를 어획하는 추세다.

울진 후포항의 경우 한치 어획량이 2019년 3.2t에서 2023년 59.4t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살오징어 대체 품종으로 한치 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앞으로 연구원의 인공 종자생산 기술 개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를 맡은 김윤하 박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한치 사육에 관련된 정보는 없었으나 대문어 등 다른 수산생물의 종자생산 노하우를 참고해 자연환경과 유사한 사육환경을 조성해 산란유도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영석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동해안 오징어류가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대표 수산자원으로 명맥을 이어 나아갈 수 있도록, 기초 생태학적 연구와 종 보존을 통한 대량 종자생산 기술 확보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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