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의 대표 해조류이자 낙동강 하구 명물 ‘낙동김’의 수확량이 3년 새 반토막이 나 양식 어민과 부산 강서구에 비상이 걸렸다. 어민들은 최근 김 작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채 한숨만 쉬고 있다.

부산 강서구에 따르면 지난달 낙동김 위판량은 302만5560㎏으로 2021년 12월(651만5160㎏)에 비해 50%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위판량(11월~4월)은 1939만8840㎏으로, 2021년(2806만1862㎏)에 비해 30%(약 866만㎏) 줄었다. 이러한 낙동김 품귀 현상으로 위판 단가가 3년 새 1.5배 올랐음에도 출하량 자체가 줄어 수익은 74억 원가량 감소했다.

강서구 내 김 양식장은 총 518만4700㎡ 규모로, 축구장 810개 크기에 달한다. 낙동강 하구의 강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지리적 이점 덕에 해조류 양식에 유리한 용존 무기질 등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낙동김은 다른 산지에 비해 망간과 타우린 등 함유량이 많아 은은한 향과 빛이 감돌고 탄성이 좋다. 따라서 김밥용 김 등 쓰임새가 다양해 전국 김 가공 공장에서 인기가 높다.

강서구는 낙동김 생산량 급감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지난달 해수와 김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산과학원과 수산자원연구소 등 전문기관에 수온과 수질, 김 종자 검사를 의뢰했지만 전문기관의 조사에서도 뚜렷한 이상 지표가 발견되지 않았다.

어민들은 수온 상승, 수질 악화와 일대 개발로 인한 유속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걸로 짐작한다. 특히 수온 상승으로 과대 증식한 식물성 플랑크톤인 규조류가 김 표면에 붙어 어린 김 생장을 방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김 생산 초기인 10월 해수온을 비교하면 지난해(20℃)에 비해 2021년(21.5℃)이 높지만 오히려 생산량은 지난해 더 줄었다. 이 때문에 일부 어민들은 부산신항만과 낙동강 하굿둑이 생긴 이후 모래 퇴적 속도가 빨라져 매년 준설 작업을 하는데도 유속이 느려진 영향도 있다고 추정한다.

어민들은 지난 23일 명지어민회관에서 낙동김 생산량 급감 사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회의를 열었다.

어촌계 관계자는 “김 양식은 10월에 심어서 기르고 이때 급속냉동한 종자를 1월에 다시 심는 이모작 방식인데, 최근 발육이 안 되거나 녹아내려 사업을 접는 곳도 있다”며 “김 양식업이 쓰러지기 전에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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