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사찰(절)에 가는 기회가 많이 있다. 화창한 날씨에 강화도로 가게 되면 고향 같은 넓은 바다도 보이지만 유명한 사찰 전등사에도 가게 된다. 사찰에 가면 처마 밑에 물고기가 바람을 맞아 풍경소리가 울려퍼지면서 무심코 풍경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풍경소리를 흘려 보내지만 여러 번 듣게되 면 귀를 기울이게 되고 왜 하필 처마 끝에 물고기를 매달아 놓았을까 하고 생각에 젖어들게 된다. 아니 한번 쯤은 사찰에 물고기가 매달려 있는 의미를 되새기게 되고 한 마리의 물고기가 사찰에 있는 의미가 얼마나 깊고 진한 여운을 남겨주고 있을까 생각하게 한다.

어느 사찰에서 들었는지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기억은 없지만 그 물고기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 신비성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우리는 처마 밑의 풍경소리를 들으면서 물고기를 올려다보면 그곳을 마치 푸른 하늘이 아닌 푸른 바다로 연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풍경소리의 물고기는 푸른 바다에 노닐고 있는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된다는 것이다. 푸른바다를 배경으로 살아서 한 마리의 물고기를 매달아 놓은 그곳에는 한없이 풍부한 바다가 된다는 것이 우리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 깊은 바다와 한 마리의 물고기를 형상화 시킨 작품의 세계에 깊은 뜻을 갖게 하고 있다.

그 풍부한 바닷물은 어떠한 큰불도 능히 진화할 수 있는 마력과 큰바다 물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목재로 건축된 사찰이 목조 건물이므로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하나의 깊은 뜻은 물고기는 깨어 있으나 잠잘 때나 언제나 눈을 똑바로 뜨고 있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다른 동물처럼 눈을 갖고는 있으나 원래 눈꺼풀이없어 여닫이가 안 되고 눈을 뜬 채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항상 눈을 뜨고 있듯이 사찰의 모든 수행자는 물고기처럼 항상 눈을 뜨고 마음을 바르게 하고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뜻이며 이것 또한 뜻깊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깊은 산속에 풍경소리를 내는 한 마리의 물고기를 매달아 놓고 바다를 배경으로 화재를 예방하고 수행자에 열심히 도를 닦으라는 묵시적 암시는 사찰다운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얼마나 신비스러운 일인가 생각해 본다. 눈을떠라/ 물고기처럼/ 깨어 있어라/ 항상 눈을 뜨고 있어라/ 언제나 번뇌에서 깨어나/ 한마음으로 살아가라/ 그러면 너도 나도 깨닫게 할지니/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를 들어라/ 깨어 있는 수행자처럼/ 큰 바다에서 자유로이 노니는 물고기처럼/ 절 추녀밑 물고기가 하늘에서/ 바람과 노니는 듯 평온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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