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어류도감에 해당하는 고전 3대 어보가 있다. 이들 3대 어보는 신비스런 생명체의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자료 수집과 함께 오랜 세월과 시간의 흐름 속에 치열하고 열정적인 기록들이 오늘날 방대한 정보의 바다를 이루는 기초가 되고 있는 것이다. 3대 어보들의 내용과 그 특징을 살펴보면 첫째, 1803년 「우해이 어보」는 저자 김려가 경상도 진해지역에 귀양을 가서 그 지역의 물고기에 대하여 쓴 어보이다. 여기에는 어류 53종 갑각류 8종 패류 10여종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1814년 정약전의 「자산어보」이다. 정약전이 천주교 박해 사건에 연루되어 전라도 흑산도로 귀양을 가서 흑산도 연해 해산물의 성상을 기록한 어보로 수산 생물의 크기, 습성, 맛, 쓰임새 분포 등 자세히 기록한 총3권으로 분류 편집했다. 1권(비늘이 있는 73종), 2권(비늘이 없는 43종) 그리고 3권(갑각류,조개류,물개,해조류등)으로 분류하여 238종을 분석 기록한 박물서이고 어보이다.

후세에 정약전의 자산어보를 높이 평가하는 것은 학문적 가치, 그 시절에 변변한 시험 도구도 없는 환경 속에서 물고기를 꼼꼼히 살피고 해부하고 그림 그리듯 묘사한 과학적인 면모 그러면서 척박한 땅에 유배생활을 하면서 허송세월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연구하는 학자다운 모습이다.

세 번째 「난호어명고」이다. 1820년에 출현하여 서유구가 저술한 어보이다. 이 어보는 154종의 수산물로 그 성상과 생태를 설명하고 해산물과 민물고기 그리고 해외에 물고기까지 폭넓게 다루었고 한글로 어명을 표기하기도 했다. 민물고기, 게류, 조개류 55종과 바다고기 오징어류, 거북류, 조개류 등 73종을 수록하였으며 물고기 그림을 세필로 그려 넣기도 했다. 수산생물 뿐 아니라 외국에서 생산되는 20종의 물고기에 대하여 관찰하고 그 물고기를 국내에 도입해서 양식할 수 있는 가능성도 그 시대에 검토하고 있다.

어명고는 중국 의학서 박물서와 수많은 고서 조선과 일본의 물고기와 관련한 여러도서를 인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래 「난호어목지」라는 제목의 도서는 책 내용에서 어로와 목축으로 수산업과 축산업이 관련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난호어명고」를 작성한 목적은 물고기의 성상과 생태만을 파악하기 위한 것만 아니고 어로대상인 물고기 수산자원으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 3대 어보는 수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였지만 특히 그 중에서 「자산어보」는 수산학계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큰 공적을 남겼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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