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앞바다에서 가을 꽃게 풍년을 맞았음에도 어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꽃게 값이 예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5일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인천 해역에서 금어기가 해제된 8월21일(서해5도 9월1일)부터 10월27일까지 인천지역 꽃게 수확량은 5302톤으로, 지난해 3373톤 대비 63% 늘었다.

앞서 서해수산연구소는 올해 가을어기 꽃게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올해 서해 수온이 1∼1.5도 상승함에 따라 연구소의 예측이 빗나갔다.

이수정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꽃게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조업에 나서는 어선들이 더 많아진 것도 어획량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꽃게가 헐값에 거래되면서 어민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 못한 상황이다.

차재근 연평어촌계장은 “요즘 꽃게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면서도 “꽃게 가격이 너무 낮으니 아무리 많이 잡아도 재미를 못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철 대청도 선진어촌계장도 “꽃게 가격이 너무 싸다”면서 “곧 추워지면 꽃게도 안 잡힐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철수 경인서부수협(구 옹진수협) 조합장은 “1㎏당 6000원에서 1만원 사이에 거래되던 수게 가격은 2000∼5000원이고, 비쌀 때는 4만원 하던 암게는 8000∼1만2000원을 왔다 갔다 한다”며 “요즘 물렁게가 많이 잡혀 질이 떨어지고, 수산물 기피 현상도 나타나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어촌계에 면세유 지원액을 늘려주는 등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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