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남서해안에 갯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유용하고 보배로운 것이다.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된「한국의 갯벌」이며 전남 여자만에 위치한 순천만 갯벌과 보성 갯벌은 우리나라 연안 습지로 람사르 협약(국제적인 습지지구)에 등록되어 있다. 그것은 바다속이 아닌 갯벌에도 온갖 바다 생물이 살아가는 바다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벌교 앞바다 갯벌은 오염되지 않고 꼬막이 살아갈 수 있는 최상의 해양조건을 갖춘 곳이기도 하고 고창군과 부안군으로 이루어진 내만은 모래 갯벌이나 혼성 갯벌이 발달된 곳으로 바지락이 가장 살기 좋은 환경으로 우리나라 곰소만 갯벌에 대표하는 수산물 바지락의 40%가 생산되는 곳이다.

갯벌에는 조개류뿐만 아니라 칠게가 살고 있고 칠게가 많은 갯벌은 낙지가 많다. 이런 먹이 사슬로 인해 칠게를 미끼로 주낙이나 통발을 이용해 낙지를 잡아내기도 한다. 바다의 터전 갯벌은 텃밭에서 채소를 얻듯이 바닷가 어민들에게는 갯벌이 바다의 텃밭이고 곳간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 보릿고개처럼 먹을 것이 없을 때도 텃밭같은 갯벌이 있기에 허기를 면하고 버틸 수 있었다. 얼핏 보아도 물 빠진 갯벌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갯벌 생물이 숨 쉬고 살아가는 곳이다.

갯벌 생물은 제각기 작은 구멍을 파고 사는데 민물에서 흘러오는 유기물을 먹고 살고 있는 것이다. 갯지렁이도 유기물을 먹고 건강한 갯벌생태계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갯지렁이는 물고기 낚시에 미끼로 쓰이지만 작은 게는 모래를 먹고 그 속에 유기물을 걸러내는 정화작업을 하고 있으므로 유기물은 갯벌 생물이 살아가는 자양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다리 위 속에는 갯벌에 갯지렁이가 있고 꽃게 역시 갯벌에 조개 속살을 먹고 살고 있는 것이다. 짱뚱어도 갯벌에 살고 조개류도 그렇고 연체동물에 낙지도, 세발낙지도 모두 갯벌에 살고 있다.

서해안 갯벌에 낙지 금어기가 끝나면 어민들은 낙지잡이에 분주하고 낙지를 잡으려는 가레나 호미를 손질하면서 물이 들고 나가는 물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망둥어가 갯벌에 생물을 먹으려고 갯벌에 물이 들어올 때 낚시꾼도 이때를 맞추어 망둥어를 잡으려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것을 강화도 갯벌에서 목격했다. 그래서 갯벌이 없다면 자연히 먹이 사슬도 끊어지고 자연생태계도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니 갯벌은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를 알아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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