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일본 도쿄 패키지 여행에 수산시장 관광 코스가 있어 참가했다.

3박4일 일정 중 2일째가 자유관광이어서 세계에서 제일 큰 어시장인 도쿄 도요스 시장과 도요스 시장이 생기기 이전 제일 큰 어시장이었던 츠키지 시장도 방문했다.

도요스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 4년 전인 2019년에 방문했던 경험도 있었다.

먼저 도요스 어시장을 방문했는데 과거에는 자유롭게 도매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떤 이유인지 곳곳에 경비원이 많이 배치돼 있었다.

그런데 도요스 시장을 구경하는데 과거 시장의 변천사를 본 후 각종 수산물이 위판돼 판매되는 도매시장을 들어가려다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 경비원은 홈페이지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하다고 말해 일본어를 모르는 기자의 입장이 난감했다.

4년 전 도요스 시장 방문 당시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경비원이 제지하는 것에 호기심이 생긴 기자는 돌아가는 것처럼 기회를 보다가 시장 상인인 것처럼 해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도매시장에 들어가니 각종 수산물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소비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제주도에서 잡히는 것과 같은 갈치 상자가 여러 개 놓여 있었다.

여기서 뜻밖에 제주도에서 갈치를 선별하면서 얼음물에 담궈 판매하는 동일한 방식으로 상인들이 일본산 생물 갈치를 얼음물에 담그는 놀라운 장면과 얼음물에 정체 모를 흰색 약품을 타는 것을 목격해서 사진을 찍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는 포획이 금지된 암컷 영덕대게를 작은 사이즈부터 큰 사이즈까지 버젓이 판매하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사진촬영 금지’ 표시를 해 두고 있었다. 다른 수산물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유독 암컷 영덕대게만 촬영 금지 표시가 돼 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암컷 영덕대게를 어획하고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며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있으며 구속이 되는 경우도 많다.

일본이 우리나라에서는 어획을 금지하는 체장 미달 수산물들을 판매하는 것을 보면서, 또한 우리나라에서 6월부터 8월 말까지 금어기로 돼 있는 체장 7cm 이하의 제주산 소라가 일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보고 수산대국이라는 일본의 명성에 걸맞는지 의문이 생겼다.

도요스 시장을 나와 츠키지 시장에 도착해보니 오전 10시 이전인데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과 일본인들이 뒤섞여 초밥집이나 일식집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일식집이나 횟집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여파로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일본의 경우는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특히 회를 즐기지 않는 외국인들이 먹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츠키지 시장은 도요스 시장에 비해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의 규모는 적었지만 먹거리 식당이 즐비해 있었으며 식당마다 거의 손님들이 가득차 있는 게 신기했다.

신주쿠에 있는 재일동포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방문해 일본의 원전 처리수 방류에 따른 분위기와 시장경기를 물어보았는데 그는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지역 어민과 주민들은 처리수 방류를 반대하지만 다른 지역 어민들과 국민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했다.

이유는 후쿠시마에서 어획된 수산물의 경우 도쿄 등 대도시로 이동할 때 방사능 측정기로 검사한 후 판매하고 있어 안전하겠지 하는 생각에 별 걱정 없이 수산물들을 구입해 먹는다면서 오히려 한국만 유독 걱정을 많이 한다며 의아해했다.

체감경기도 관광객들이 많이 와서 좋다면서도 일본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했다.

기자도 일본의 물가가 많이 오른 것을 느꼈으며 일본 엔화 가치가 많이 하락했다지만 실제 일본의 물가가 비싸 오히려 우리나라를 관광하는 게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 관광을 하기보다 우리 어촌을 방문해 수산물을 구매해 어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일본 후쿠오카 원전 오염수 방류 이슈에서 빨리 벗어나 어촌 사회와 어업인들이 과거와 같은 활기를 되찾기를 기원한다.

<일본 도쿄에서 강 용 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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