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의 중심지 강릉지역은 북쪽으로 주문진 어항과 남쪽으로 동해 삼척항이 있어 비교적 해산물이 풍부한 고장이다. 그러다 보니 학창시절에는 가업으로 어선어업도 있었고 큰 어장을 갖고 있는 이른바 수산업에 종사하는 가정도 있었다. 강릉에서 남쪽으로 삼척군 원덕면에 살고 있는 동창생은 가업으로 큰 어장과 작은 잠수기 어업도 하고 있어 그 어촌 부락에서는 비교적 부유하다는 소문을 들으면서 월사금조차 못내던 어려운 시절에 고생을 모르고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공과대학에 진학하고 공기업에 임원으로 진출하는 동안 고향에서 동생은 가업을 이어받아 어장을 관리한다는 얘기를 어렴풋이 듣고 있었다. 동해안에서 어장을 갖고 있다면 면허어업인 정치망 어업을 말하고 있으며 물고기떼가 지나가는 일정한 수역에 그물을 크게 부설하여 고기떼가 그물 속에 갇히게 하여 포획하는 어업으로 물고기떼가 잡히게 되면 매일 수거하여 어판장 또는 작은 어촌 마을에는 활어 수송차가 어획물을 거두어가는 유통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수십 년이 지난 며칠 전 비교적 동창회애서 자주 만나는 그 친구가 동창생 3명을 불러 점심을 같이 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리고 학창시절 그 친구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궁금했던 가업인 어장관리에 대해 물어 보았더니 그동안 동생이 고향 어촌마을 지키며 어장관리를 하여 왔으나 몇 년 전에 동생은 다른 사정으로 그 어장을 7억원에 처분하고 도시로 진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산업 가업 덕택으로 7남매가 무탈하게 잘살게 되었노라고 사뭇 흐뭇한 표정으로 얘기를 마무리하였다.

우리는 만나는 그날에 수산업이 가업이라면 언뜻 점심은 해산물 요리로 기대했으나 한정식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곳에서 많은 반찬 중에 해산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여주인에 너스레를 떨었더니 한정식은 원래 여러 반찬이 구색이 맞게 상차림이 되어야 한다면서 생선을 가리키며 여기 꽁치, 명태코다리와 꼬막이면 되지 않겠느냐는 멋쩍은 대답을 들으면서 가끔은 오늘같이 반가운 동창생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없이 즐거움을 안겨주는 하루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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