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시 「병어와 깻잎」에 보면 군산 깨보선창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 주전자 시켰더니/ 병어회가 안주로 나왔다/ 그 꼬순 것을 깻잎에 싸서 먹으려는데/ 주모가 손사레 치면서 달려왔다/ 병어회를 먹을 때는/ 꼭 깻잎을 뒤집어 싸먹으라고/ 그래야 입안이 까끌거리지 않는다고.

지난달 수협 광주공판장에서 생산 어민을 위하여 제철 수산물 병어 특판 행사가 열렸다. 병어는 호남지역의 특산물로 5~6월이 제철로 신안, 비금, 임자도와 영광 근해에서 어획되며 살이 연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어 회, 구이, 조림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해 먹을수 있다는 설명을 하고 있었다.

전남 신안군은 1,004개의 섬이 있는 특이한 군 소재지이다. 많은 섬이 있는 신안군 앞바다 임자도에는 6월에 잡히는 병어가 떠나면 7~8월이면 다시 민어가 잡히는 어장이다. 특히 이 어장에는 예전에는 파시가 형성되었던 황금 어장이었으며 이곳 해역은 모래와 갯벌이 적당히 섞여 있어 젓새우와 작은 물고기들이 살기 좋은 생태 환경을 이루고 있어 병어가 좋아하는 먹이가 풍부하여 초여름이면 푸른 빛이 감도는 은백색은 깊은 바다에서 겨울을 지나던 병어들이 산란하기 위하여 이곳으로 몰려오고 여름이 지나면 다시 먼 바다로 떠나간다.

그리고 여름철 민어와 조기도 제철이 되면 찾아드는 자원의 보고라 말하고 있다. 병어잡이가 끝나면 바로 민어가 올라오는 어김없는 자연의 이치가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신안군의 작은 섬 임자도와 지도는 칠산 앞바다와 붙어있어 이 시기에 잡은 병어는 어시장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을 이루고 있고 집산지는 지도읍 송도 위판장이라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병어 속살을 먹어 보면 그 옛날 자산어보에서 왜 병어가 고소하고 단맛이 나는 생선이라 기록했는지 짐작이 간다. 특히 병어는 된장에 찍어 먹는 횟감도 맛이 좋지만 여름철에 햇감자를 밑에 깔고 풋고추를 넣는 병어 조림은 가히 그 맛을 따를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별 것 아니게 보이는 병어가 회와 조림에서 은근한 그 맛은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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