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의 소설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하고 한국의 정서로 고향의 서정을 잘 묘사한 대표주자인 소설가 오영수 작가의 작품 「갯마을」에 보면 「더깨더깨」굴딱지 붙은 모 없는 돌로 담을 쌓고 낡은 삿갓모양 옹기종기 엎드린 초가가 스무집 될까말까 하는 조그만 멸치 후리막이 있고 미역으로 이름나 있으나 이 마을 사내들은 대부분 철따라 원양출어에 품팔이로 나간다. 멸치만큼 이름난 미역 고장인 기장 이야기이다. 대변항 선착에는 빛으로 번쩍거리는 멸치를 털고 있는 장면을 가끔 볼 수 있다. 선원 7명이 선착장에 한 줄로 서서 움켜쥔 그물을 힘차게 튕긴다.

아마도 나이가 많은 어부가 반복 선창하면서 멸치 터는 소리에 맞추어 어부들은 마치 한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털 때마다 멸치 수백 마리가 그물 위로 튕겨 올라가면 빛의 장관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기장 멸치는 봄과 가을에 나뉘어 잡는데 봄에는 3~6월까지, 가을에는 10월부터 설날까지 잡는다. 봄멸치는 남쪽 아래서 위로 이동하는 걸 잡는데 곤쟁이(작은 보랏빛 새우)를 잡아먹어서 맛이 좋으며 회로 먹어도 좋고 젓갈 담그는 것이 알맞다. 가을 멸치는 북쪽에서 대마도 쪽으로 내려오며 거센 동해 물결을 헤치며 다녀서 몸체가 크고 굵고 살도 억센 편이다.

그러므로 찌개나 구이요리가 적당하지만 주로 멸치 액젓을 담그는데 쓰인다. 기장멸치는 전국적으로 알아주며 국내 멸치 어획량의 60%를 차지할 만큼 많은 양에 품질 역시 우수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기장멸치가 좋은 것은 기장 앞바다가 멸치 성장에 좋은 조건을 갖추기 때문이고 갖잡은 봄멸치를 바로 무쳐나온 멸치회가 특별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기장 앞바다는 수심이 60∼70m로 가장 적당한 곳으로 다른 지역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남해는 수심이 20∼30m로 얕아서 멸치가 무른 편이고 반대로 동해안 수심은 100m 정도 깊어서 멸치가 너무 억센 편이다.

기장 대변항은 멸치요리를 연중 내내 맛볼수 있다. 그것은 봄멸치 가을멸치 외에 다른 계절은 저온으로 급냉시킨 멸치가 있어 생멸치와 맛의 차이가 거의 없다고 한다. 해마다 기장 대변항 일대에서 멸치 축제가 열리고 있고 멸치만큼 유명한 것이 기장미역으로 1~3월 중순 미역이 제일 맛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기장의 멸치와 미역이 유명한 고장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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