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이르면 올 여름 후쿠시마 제 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한 뒤 바닷물에 희석시켜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해안 1㎞ 바깥의 바다에 방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수산물 유통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동해를 시작으로 우리 해역에 도달하면 국산 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한국 전문가로 구성된 시찰단을 현지에 파견해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 검증에 나지만, 검증 결과와 관계없이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은 클 것이란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수산물 유통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면 국산 수산물 매출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및 수산물을 취급하는 식품 제조사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부 업체들은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산물 매출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실제로 방류될 경우 수산물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경우 올해부터 수산물에 대해 자체적으로 강화된 방사능 정밀검사를 진행하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다.

소금이나 김, 어묵, 참치 등 수산물을 취급하는 식품 제조사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동원그룹은 이미 올해 초부터 원재료 및 완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위해 방사능 분석을 대폭 강화하는 등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동원은 원재료 및 완제품의 검사 항목을 2배 늘렸고, 분기별 1회 또는 연 1회였던 검사 주기 역시 매월 1회 또는 분기별 1회로 강화했다.

또한 공인기관인 내부 식품안전센터와 더불어 외부 공인기관까지 투트랙으로 검사기관에 대한 기준도 한층 강화했다.

다른 수산업체들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국산 수산물이 피해를 보는 심각한 상황까지 고려해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 수산물 가공업체 관계자는 "일례로 후쿠시마 오염수로 국산 소금 생산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암염이나 호수염을 대체제로 사용한다거나 아시아권이 아닌 유럽권 수산물을 수입해 사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횟집 및 수산물을 취급하는 자영업자들도 고민이 깊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여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영엽자들 사이에서도 오염수의 위해 여부와 관계없이 방류 초반에는 수산물을 취급하는 횟집 등 식당이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며 "기업마다 방사능 검사 강화 및 대체제 마련 등의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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