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꾹저국 이름의 유래가 절묘해서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조선 선조 13년 송강 정철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강릉지역을 순찰하던 중에 그날따라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배가 바다에 나가지 못하자 대접할 어물이 없던 차에 강릉현감이 민물고기 매운탕을 차려서 점심을 올렸는데 송강이 그 맛이 너무 좋아 고기 이름을 물으니 그 시절에 이름 없는 물고기가 많은지라 현감은“저구새가 냇가에서 꾹잡아 먹는 물고기”라 하니 송강 관찰사는 앞으로 꾹저국으로 부르라고 하여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는 것이다.

공부 잘하고 운동까지 잘해서 부러움을 사던, 어렵다는 대기업 계열사 대표까지 역임한, 고향의 동창이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강릉 남대천에 꾹저국 자원 회복을 위하여 영상을 보내왔다.

우리가 유년 시절 어렵고 힘들던 시절에 천렵(川獵)으로 어울려서 뛰어놀던 추억의 물고기는 남대천의 명물이었지만 이제는 먼나라 얘기처럼 잊혀가고 있는 것이다. 영상 속에는 어제 잡은 꾹저국이 밤새 몇 마리 죽어서 빨리 냇가에 방류해야 겠다면서 남대천 상류에는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좋아서 배가 불룩한 꾹저국을 풀면 터를 잡고 알을 낳으면서 번식이 빠를 것 같다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 달라면서 끝을 맺는다. 꾹저국 생김새는 머리가 납작하고 몸체가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 반점 있는 것이 특징이며 못생겼지만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없어 추어탕과 흡사하다.

지역마다 희귀한 토종 물고기는 그 지역 아니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지리적 특산물을 말하고 있듯이 강릉의 꾹저국은 토종 특산물이었다. 오래전 재경 동창들이 모이면 그리움과 추억의 꾹저국탕 얘기로 꽃을 피웠지만 그 얘기마저 희미해지는 세월 속에 묻혀가고 있다. 아마도 꾹저국 민물고기는 환경오염과 하상의 변천 요인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사라져 가는 물고기로 남아 있다.

꾹저국은 영동지방에는 강릉 남대천, 연곡천, 양양 남대천,삼척 오십천에 분포하고 있지만 강릉에서 자원은 찾을 수 없고 소금강 줄기인 연곡천에 꾹저국 자원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10여년 전 소문을 듣고 연곡천변에 있는 「연곡꾹저국탕집」에 연락을 하니 겨울철에는 잡지 못해 작년에 잡은 물고기로 냉동한 것을 매운탕으로 팔고 있노라고 했다. 꾹저국은 천연기념물도 아니지만 멸종 위기의 어종임에는 틀림없으므로 자원 회복을 위한 자원 번식학적 연구도 진행되도록 수산과학원에서 추진하여 주시기 바라며 무엇보다 자원 회복을 위한 하천을 정비하고 물고기가 살 수 있는 환경여건도 만들어 주는 주민의 관심도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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