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발생하는 고수온 등 여파로 폐사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가격하락, 수출 부진 등 유통구조마저 악화되면서 전남 전복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전복 양식어가는 총 3,857어가에 양식 면적은 4,499ha에 이른다.

완도가 2,843어가(3,126ha)로 73.7%(70%)를 차지하고 있고, 신안이 260어가(580ha)로 6.7%(12.9%), 해남이 235어가(468ha)로 6.1%(10.4%)이며, 진도가 83어가(121ha), 고흥 75어가(71ha), 여수 50어가(44ha), 강진 31어가(55ha), 목포 7어가(27ha) 등이다.

지난해 전국 전복 생산량 2만2,078톤 중 전남에서만 2만1,947톤(99.4%)이 생산됐고, 생산액 또한 전국 6,786억600만원 가운데 6,734억5,200만원(99.2%)을 차지했다.

이처럼 전복은 전남을 대표하는 수산물이지만, 갈수록 떨어지는 생산성 탓에 어업인들과 수산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높은 폐사율로 인한 조기 출하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2022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1968년부터 지난해까지 남해안의 표층 수온은 1.07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표층 수온이 0.52도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해역은 2배 이상 높은 상승률이다.

이 같은 기후변화로 전남 전복산업에서만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1,088억원(2019년 331억원, 2020년 263억원, 2021년 494억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량생산을 위한 밀식과 장기 연작, 양식장 대형화 등도 전복산업 정체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대량생산을 위해 어업인들이 양식장 기준치를 지키지 않고 1.5배부터 많게는 3배까지 달하는 밀식을 행하고 있다”며 “장기간 연작과 밀식은 바닷속 산소 농도를 떨어트리고 어장환경을 황폐화시켜 그만큼 폐사율도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판매가격을 만회할 가공품 개발과 수출 활성화 방안도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전복 15마리 기준 가격은 2만3,000원으로 형성돼 있는데, 이는 11년 전인 2012년 3만7,000원보다 약 37% 정도 감소한 수치다.

한국전복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도 일부 영향이 있지만, 수출시장도 막혀 가격 하락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공품 개발과 수출 활성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남의 전복은 지난 2018년 2,674톤의 수출량을 보이면서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중국산 전복 수입 증가 등 여파로 2019년 2,408톤, 2020년 2,030톤, 2021년 2,187톤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666톤으로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에 전남도는 2022∼2026년 5년간 7,790억원을 들여 전복산업 육성에 나서 어장환경, 양식산업, 가공·유통, 어업인력, 연구개발 등 5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38개 사업을 지원한다.

생산성 향상과 친환경 양식전환 6개 사업 3,184억원, 양식시설 자동화·스마트화 10개 사업 2,378억원, 첨단 가공·유통기반 확충 10개 사업 2,148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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