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 연포탕이라 하여 여야 입담에 오르내리는 연포탕은 연대, 포용, 탕평의 합성어로 이를 실천하겠노라고 호언하고 있다. 연포탕은 서남 해안에서 낙지가 꼭들어가는 이름난 탕종류이다. 낙지는 뼈가 없고 살이 야들야들 연해서 연체 동물에 속하고 머리에 발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 두족류라고 부르고 있다. 팔다리가 여러 개 달린 바다 생물 중에 국민이 가장 즐겨먹는 것이 오징와 낙지다.

마침 해양수산부에서 4월의 수산물로 무기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에 달콤한 맛이 일품이란 낙지를 선정했다.

낙지를 이용한 연포탕이 궁금해서 서산수협에 연락을 하니 장문수 조합장께서 목포의 세발낙지는 바다 자갈에서 잡히지만 서해안에서는 뻘속에서 잡는다 하여 뻘낙이라 부른다, 연포탕은 원래 박속을 끓이다 세발낙지를 넣는 것이지만 세발낙지가 귀하고 값도 비싸서 일반 낙지를 넣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남해안 연포탕은 지역에 따라 무와 두부를 넣고 마지막에 낙지를 넣는 곳이 있고 미나리와 쑥갓을 넣고 나중에 낙지를 넣고 있지만 낙지를 오래 끓이면 질겨서 살짝 데친다는 생각이어야 부드럽다고 한다. 낙지는 봄에 산란하여 발이 국수처럼 가늘어 5~6월에 잡은 낙지를 호남에서 세발낙지라 부르고 있다.

예로부터 낙지는 강정 스테미너 식품으로 알려져 정약전의「자산어보」에도 말라빠진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 먹이면 곧 강한 힘을 갖는다 해서 실제로 남도에서 암소가 송아지를 낳거나 여름 더위를 먹고 쓰러져 있을 때 큰낙지 한 마리를 호박잎에 싸서 던져 주었더니 낙지를 먹은 소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원기 회복에 그만이란 말이 생겼다. 낙지가 강정 식품인 것은 낙지에 들어있는 타우린과 히스타민과 아미노산이 칼슘 흡수 분해를 돕기 때문이다.

남해 세발낙지와 서해 뻘낙은 4~5월 늦은 봄에서 초여름이 제맛이 나고 성숙한 낙지 맛은 가을부터 쳐준다는 기록이 있다. 국어사전 속에는 연포탕(연포국)에는 무, 두부, 장을 넣고 끓이다 육고기를 넣는 것으로 쓰여져 있고 한문으로 부드러울 연(軟)물거품 포(泡)자를 쓰고 있다. 그와 같이 원래 육고기를 넣는 연포탕에 예전에 남서 해안에서 영양가 높은 낙지를 넣어 변형시켜 먹은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해산물 연포탕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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