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 동창회가 양재동에서 있던 날 학교 후배라는 부산 어묵공장 사장이 설명회를 갖고 어묵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얘기하고 있었다. 어묵은 으깬 생선살에 소금,전분,설탕을 혼합한뒤에 가열해서 만드는 음식인데 보존과 조리가 쉽고 따끈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어 겨울철에 특히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최근 설문 조사 결과 어묵이 겨울 간식으로 군고구마나 호떡보다 더 선호한다고 조사됐다. 전국 어묵 생산 공장은 약 100여 개가 있고 그중에 절반 가까이 부산에 몰려 있다. 그것은 어묵 맛을 좌우하고 재료의 신선도 때문에 물고기의 집산지가 부산이기 때문이다.

어묵의 재료는 주재료는 새끼갈치(풀치),조기새끼(깡치)로 명태 갯장어도 들어가고 있다.

2012년부터 부산의 모든 어묵공장은 안전관리 보증을 인증받은 비교적 위생적이며 현대적인 공정을 거치고 있다. 한국 전쟁 당시 부산으로 내려온 피란민들에 의해 어묵요리가 널리 퍼져 있고 생선요리보다 값이 싸고 맛과 영양은 비슷하여 서민들 사이에 어묵은 급속도로 대중화가 되었던 것이다.

어묵의 역사는 일본이 아닌 의외로 중국 진시황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시황은 생선살을 먹을 때 가시를 다 제거하도록 했고 요리사는 으깬 생선살을 경단처럼 뭉치는 방법을 고안해 냈는데 이를 어환이라 했다. 어환을 꼬치에 꽂은 형태로 발전 시킨 곳은 일본이다. 흔히 어묵을 일본어로「오뎅」이라고 말하고 오뎅은 어묵이나 곤약, 메추리 알을 넣어 끓인 일본식 국물요리를 의미한다. 이 오뎅에 들어가는 어묵은 일본에서는 「가마보코」라 하는데 이 어묵을 꼬치에 꽂은 것이 물에 사는 식물부들(일본어 가마)과 모양이 비슷해 이런 이름을 붙여졌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경제적으로 성장한 막부시대에 식용유가 널리 보급되고 어묵도 만들기 쉬워지면서 대중화되었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참기름과 간장, 녹말가루를 으깬 생선살과 섞어 쪄내는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조선시대 일본식 어묵인 「가마보코」를 먹어본 역관(통역사) 이표가 일본에서 맛을 보고 1740년에 쓴 「송문사설」이란 요리책에 처음으로 소개하였고 개항장이며 생선이 풍부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어묵이 만들어지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전에는 일본식 술문화 겨울철이면 따끈한 정종에 오뎅 안주도 세월과 함께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