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학부에 평생 은행 임원으로 마친 고향 동창이 복어 영상을 보내면서“정말 무섭네 복어를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없어진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영상속에는 수족관 복어는 보란 듯이 피조개를 껍질 채 입에 넣어 박살내면서 먹고 있었으며 꽃게도 다리에서 몸통까지 통째로 씹어삼키는 영상이 무섭다기 보다 매우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흉측스럽게 날카로운 이빨로 걸리기만 하면 마구 먹어 치운다는 마치 식인 상어를 연상케 하고 있다. 복어는 겉무늬로 보아 졸복, 까치복, 자주복도 아닌 밀복에 가까웠다.

오래전 제주도 남단에 있는 복어 양식장에 가는 기회가 있었다. 양식장 수조(탱크)에 살고 있는 복어 모두가 꼬리지느러미가 없는 기형이었다. 주인은 말하기를 날카로운 이빨로 서로 잡아먹는 공식 현상은 물론 지느러미를 물어뜯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편에서는 벤치로 한 마리씩 잡아서 날카로운 이빨을 잘라 버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좁은 공간에서 복어를 키우다 보니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해장을 위해서 찾는 곳으로 복국집을 최고로 치고 있다.

복어는 맹독을 가진 물고기로“복어 한 마리에 물이 서말”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독을 제거하기 위하여는 충분히 씻으라는 것이다. 살에는 독이 없지만 간과 알, 내장 껍질에 독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복어 살은 백옥같이 희고 맑으며 투명하고 광채가 나며 맛은 담담하면서 싱겁지 않아 천하일품이라 하여 세계 4대 진미에 꼽힐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뛰어난 맛 때문에 2천년 전에 조개무덤(패총)에서 복어의 뼛조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복어의 맛에 대해서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죽음과 바꿀만한 가치가 있다고 극찬했고 중국에서는 수컷 복어의 배속에 하얀 이리를 중국의 미인 서씨의 젖에 비유하여 서씨유라고 극찬했다. 일본에서도 복어를 먹지 않는 놈에게는 명산 후지산을 보여주지 말라고 했을 만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복어는 한국, 중국, 일본과 동남 아시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즐겨 먹고 있다. 복어는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2월까지 독성이 약해지고 살집이 좋아 제철이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냉동처리 기술의 발달로 4계절 그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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