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수산물 생산 시기와 소비 촉진을 위하여 지난달 2월에 수산물로 물메기를 선정했다. 예전에는 물메기는 꼼치와 같이 살이 흐물흐물하여 잡혀도 먹지 않던 물고기였지만 특유하게 시원하고 담백한 맛으로 물메기탕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귀한 생선이 되었다. 더욱이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물메기는 주로 겨울철에 탕으로 찜으로 즐겨 먹었지만 최근에는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인 육수에 물메기와 가래떡을 넣어 끓인 물메기 떡국도 인기를 끌고 있다니 또다른 식품으로 개발된 것 같다.

그러나 물메기보다 더 알려진 동해안 꼼치도 같이 선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된다.

겨울철에 흐물거리는 생김새가 비슷하고 분류학상 꼼치과 꼼치속에 꼼치, 물메기, 미거지 3종류가 속해 있으니 그런 것이다. 모양새는 꼼치가 덩치가 크고 거무튀튀한 색을 띠지만 물메기는 매끄럽고 온순한 모양새이다. 꼼치는 크기가 60㎝까지 성장하고 물메기는 40㎝까지 성장하는 작은 편이다. 겨울철에 잡히는 꼼치와 물메기는 비린내와 기름기가 없고 해장국 재료로 많이 이용되므로 강원도에서는 묵은 김치를 썰어 넣어 끓이면 명물 곰치국이 되지만 남해안에서는 물메기탕으로 유명하다.

금새 녹아 내릴듯이 흐물거리는 살집에 둔한 생김새가 강원도에서는 물곰(꼼치)이라 하고 남해안에서는 물메기탕이라 하지만 자원면에서는 꼼치에 비하여 물메기가 풍부한 것 같다. 남해안 통영에서 30여리 떨어진 추도섬에는 물메기 덕장이 강원도 명태덕장을 능가하면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명태덕장만 할까? 추도섬에 동백꽃이 필 무렵에는 물메기철과 같아서 초봄에 유명한 도다리 쑥국이 끓여질 무렵까지는 어느 물고기라도 물메기를 따라잡을 수 없을 민큼 남해안 어시장에는 온통 물메기로 풍성하다는 것이다.

바다에 수산자원이 날로 감소하면서 꼼치와 물메기가 예전에는 바다에서 잡히면 어부들이 흉측하다 하여 바다에 던저 버리고 생선같지도 않다던 물고기가 이제는 어물전의 상석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극적으로 변신한 물고기가 아닌가 싶다. 물텀벙이라고 버리던 아귀도 이젠 귀한 대접을 받고 예전에 퇴비로 쓰던 청어, 도루묵도 그렇고 포를 뜨던 쥐치도 횟집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니 물고기 팔자도 먼 훗날 어떻게 변신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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