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제주도 특성상 남성들이 대부분 맡고 있는 어촌계장을 여성이 맡고 있는 제주도 동쪽 끝에 위치한 제주시 우도면 서광리를 찾아 직접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는 해녀 김양순(67) 어촌계장을 만나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들의 현실과 상황에 대해 물었다.

-해녀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해녀 조업은 18세부터 시작해 현재 40년 동안 바다에 나가 조업하고 있다. 제가 거주하는 우도면은 4개의 마을(리)가 있으며 과거 해녀일을 시작하면서 우도면 부녀회에서 총무를 3년, 부회장 3년 등 총 6년간 마을의 행정 경험을 토대로 보고 배우며 4년 전인 63세에 어촌계장을 했는데 얼마 전 어촌계원들의 재신임을 받아 임기 4년인 어촌계장을 2번째 맡고 있다. 우리 해녀 일은 대부분 여성들이 바다에 나가 물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장 돌아가는 상황과 조업 현실을 아는 사람이 어촌계장을 해야 한다는 어촌계원들의 추천과 지지를 얻어 선거 없이 추대로 어촌계장이 됐다. 저 역시도 물론 남자가 어촌계장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신 바다에 직접 나가서 조업 현실을 아는 사람(해남)이면 적극 찬성이다. 언젠간 제가 어촌계장에서 물러나더라도 새로운 어촌계장은 저처럼 현재 바다에 직접 들어가고 조업 현장의 현실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았으면 한다.

-현재 서광리 어촌계원수와 연간 조업 상황은.

►우리 서광리 어촌계 인원은 70여명이며 현재 제가 거주하는 우도면은 제주도에 소속돼 있지만 제주도 섬 속의 섬으로 위치하다 보니 날씨 상황이 제주도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기상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닥치는 대로 조업을 하는지라 1~2월은 소라 작업을 하지만 바람 부는 날이 많아 제대로 조업이 안되는 상황이며, 날씨가 조금 풀리는 3~4월에는 소라와 톳, 해삼을 어획하고 있다. 다음 5~6월경은 우무가사리(천초) 작업 끝으로 6월 소라 금어기를 맞이하면서 집에서 쉬어야 하지만 쉬지 않고 6~7월 성게 작업과 농사일을 하면서, 7~8월만 휴어기를 갖고 9월이 되면 소라 조업을 시작해 연말과 다음년도 5월까지 조업하는 현실이다. 우리 일부 해녀들은 휴어기 때는 육지 서해안에 원정 조업을 나가기도 한다. 한마디로 육상의 근로자들처럼 휴일이나 일요일도 없이 날씨만 좋으면 무조건 물에 들어 조업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간에 쫓기듯 조업을 하면 몸에 부담이 없는지.

►우리 해녀들은 현재 바다에서의 조업 때문에 각종 후유증과 병을 갖고 있다. 해녀들은 깊은 바다로 잠수하는 일이 많다 보니 두통과 귀가 좋지 않은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바다 물속에 들어가기 전에는 두통약과 각종 약을 복용을 하고 있어 소위 약물 중독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해녀들은 물속에 원활히 잠수를 위해 무거운 납을 착용하다 보니 허리, 무릎도 좋지 않으며 감기 같은 경우는 일도 아니며 오로지 약물로 버티면서 각종 잠수병을 갖고 바다에 나가 조업하는 상황이다.

-정부나 지자체에서의 지원은 없는지

►물론 해녀 복지를 위한 해녀증, 수협에서의 보험 혜택, 고령 해녀에게는 수당도 나오기도 한다. 수협 보험의 경우 조업 중 다치거나 사망 시에는 보험 혜택이 있지만 조업 중 일반 질병으로 입원 시에는 혜택이 없다. 일반 어선의 경우 조업 중 질병에 의해 입원을 해도 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해녀들도 일반 어선의 기준과 동일하게 질병도 수협중앙회가 보험약관을 개정해 보험 혜택을 주었으면 한다. 지자체에서가 고령 해녀들에게 주는 수당이 있는데 만 70세 이상 해녀들에게는 월 10만원의 수당과 만 80세 이상의 해녀들에게는 월 20만원의 수당을 주고 있다. 이 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연간 60일 이상 조업과 120 만원 이상 어획 위판고를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고령 해녀들의 경우 건강상 1년간 이를 수용하기에는 굉장한 부담이 아닐 수가 없다. 현재 우리 해녀들의 경우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인해 힘든 삶을 겪고 있다. 고령 해녀들은 몸이 좋지 않아 한번 드러눕게 되면 젊은 사람보다 몸의 회복이 느려 조업할 수 없는 날이 많으며 설사 몸이 좋아 바다에 나가려고 하면 때론 날씨가 좋지 않아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업을 하더라도 깊은 바다로의 물질은 힘들어 얕은 바다에서 조업해야 하는데 얕은 바다는 자원이 없어 생산량이 부족한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난제 속에 조업 일수와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조업에 나서다 바다에서 운명을 달리하는 고령 해녀들이 많은 게 슬픈 현실이다. 정부에서는 연간 60일 이상 조업과 120만원 이상 위판 실적에 대한 규정을 완화했으면 한다. 80세 이상 은퇴한 해녀들에게는 3년간 은퇴수당을 주지만 75세로 앞당겨 은퇴수당을 신설했으면 하는 바이고, 워새 고령 사회라 대다수 해녀들은 은퇴보다 현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해녀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해녀 문화를 전승할 해녀가 없어질 우려도 있는데 젊은 해녀를 유치해보는지

►물론 저 역시도 젊은 해녀들이 어촌계에 가입하는 것을 적극 환영하며 우리 어촌계에도 41세의 젊은 해녀가 있기는 하지만 젊은 해녀를 유치하는 것은 저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나 행정에서가 젊은 해녀 육성에 적극 관심을 가져 젊은 해녀 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현재 정부나 행정에서는 만 40세 미만의 신규 해녀에게만 월 30만원의 지원금을 3년간 주고 있는데 이것은 현실에 비해 동떨어지고 있다. 신규 해녀들은 3년 동안 행정에서 월 30만원의 지원금을 받지만 3년이 지나면 지원금이 없다. 이는 월 3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생계에 큰 보탬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조업을 어느 정도 숙련이 될려면 최소한 5년이 걸린다. 그런데 3년이 지나 바다 일이 제대로 적응이 되지 않고 지원금 마저 중단되면 생계에 타격이 있어 대부분 해녀 일을 중도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저의 생각은 행정에서가 최소 월 60만원을 5년간 지원 혜택을 주어야 신규 해녀들 유치라도 할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나이도 꼭 40세 미만보다 임신, 출산 등을 감안해 적어도 현행 만 40세인 신규 해녀 기준을 45세 미만으로 하여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데 우리 어촌계에 유일하게 신규인 41세의 막내 해녀도 중도 포기를 할까 봐 걱정된다.

-역대 도지사상을 단골로 받았는데 수상 비결은

►자랑은 아니지만 역대 네 분의 제주도지사로 부터 표창을 받았는데 그냥 받은 게 아니다. 나는 이러한 도지사 표창으로 공적을 내세우는 것 보다 우리 지역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게 최고라 본다. 도지사 표창은 과거 우도면 부녀회 간부로 활동하면서 과거 우리 우도면이 주최한 소라 축제에 1회부터 6회까지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아 소라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데 일조했으며 행사 기간 음식에 쓰이는 식기를 재활용 용기로 사용해 생활 쓰레기 줄임으로써 저와 우리 우도면 주민들이 고생을 했는데 저에게 상을 준 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또한 우리 우도면은 과거 행사나 경조사 등을 우도섬 밖의 제주시 지역에서 해 왔는데 우리 우도에는 쉼터가 조성돼 모든 경조사 일을 우도 쉼터에서 하도록 제가 솔선수범해 음식 담당을 맡아 각종 행사를 보조한 게 저의 보람이라고 본다.

-정부에 대해 건의할 내용은

►우리 제주도 해녀들은 과거 일제시대부터 각종 수탈과 항일 운동을 하며 갖은 고생을 하며 살아왔다. 현재도 일반인들은 우리 해녀들이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 혜택을 받는다는 따가운 시선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 해녀들이 어획하는 소라, 톳, 우뭇가사리는 수협에 위판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국가에 세금을 내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수출의 역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젊은 해녀 육성이 시급하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도 해녀 문화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나 제주도가 적극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 제주도 두 곳에 있는 형식상 해녀학교보다 정예 해녀를 양성할 수 있는 제주도 내 대학교에 정규 학과인 해녀학과를 두어 해녀 문화를 연구하는 전문가와 젊은 해녀를 양성해 제주도 각 어촌계가 활성화가 되도록 했으면 한다. 이로 인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 문화를 더욱 발전해 전승시키기고 해녀들의 삶이 풍요로웠으면 한다.

-현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우리 해녀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일본에서가 실제로 오염수를 방류해 오염수가 제주도 해역으로 오면 제일 먼저 제주도 동쪽에 위치한 우리 우도 지역 해안부터 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우도면 해녀들은 오염수에 접촉에 의한 생명에 심대한 지장을 느껴 바다로 들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해녀들은 영원히 바다에서의 터전을 잃게 되고 해녀 문화도 자동으로 사라지게 되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도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정부에서가 강력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적극적으로 막는 외교적으로 풀었으면 하는 바이다.

◇대담 // 강 용 주 기자 / 제주본부장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