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전문지에 한 달에 두서너 편의 수산 칼럼을 쓰는 것이 일이 되었다. 일상처럼 칼럼을 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면서 약간의 중압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오랜기간 수산 칼럼을 쓰다 보면 수산외적 내용을 쓸 때도 있지만 수산전문지에 수산 외에 다른 내용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지만 그것은 틀린말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읽을만하다는 독자도 있지만 별 것 없다는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속에 흥미와 감동이 있어야 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내포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라 말하고 있다.

글을 쓰고자 하면 독자의 입맛에 맞게 쓰야 되지만 수많은 독자의 구미에 맞출 수 있을까 하고 가끔은 생각하게 된다. 칼럼을 쓰면서 며칠에 한번 배를 타고 망망대해 바다로 나가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잡는 일이 어쩌면 칼럼을 쓰는 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들은 싱싱하고 고급스러운 물고기를 요구할 수 있지만 물고기가 신통치 않고 선도마저 나쁘다면 입맛이 까다로운 독자들은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날은 많은 분량의 물고기를 잡는 날이 있고 운이 없으면 허탕 칠 때도 있으니 말이다. 날씨가 화창하면 좋으련만 바다에 바람이 불고 풍랑이 일어나는 날이면 배를 띄울 수도 없게 되므로 그것 또한 중압감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더욱이 태풍이 부는 날이면 배도 어부도 발이 묶인다. 그러나 배는 못 나가도 바다가 뒤집히면 물고기 먹이가 되는 영양염류가 바다 밑바닥에서 올라와 흩어지면서 물고기 먹이에 큰 이점이 된다 하니 그런 의미에서 물고기에게는 태풍이 있어야 되는 것일까.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게 2006년부터이니 오랜 세월 속에 3권의 책으로 엮어서 내어놓았으니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주듯 넓은 바다를 펼처준 수산인신문이야말로 한없는 고마움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의 고충이 있다면 글감을 찾아내는 작품 구상과 창작에 대한 중압감이 있기에 친구들로부터 생산 현장으로부터 수산 관련 서적도 뒤적거리는 번거로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폭 넓은 공간 속에 자유로운 발상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문학의 본질을 생각하면서 새해부터 글을 쓸 수 있도록 건강만 허락한다면 꿈을 키워나가겠다는 의지가 절실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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