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가까이에 작은 식당이 있다. 그곳에는 바지락 칼국수와 쏘세지와 라면 사리를 넣은 바지락탕도 있다. 바지락을 이용한 조리 중에 으뜸으로 곱히는 것은 바지락을 삶아 우려낸 감칠맛 나는 국물에 쫄깃한 칼국수를 넣은 바지락 칼국수인 것 같다. 청산별곡 2절에 보면“살어리 살어리 랐다 바라레(바다에)살어리 랐다 나마자기(해초)구조개(굴과조개)탕 먹고 바다에 살어리 랐다”라는 구절에서 보듯이 고려 시대에도 굴과 조개류는 우리 서민들에 식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알수 있다. 해산물중에 바지락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가장 흔하게 볼수 있고 흔하게 먹을수 있는 작은 조개인 것 같다.

일본 사람들도 매우 좋아하는 조개라서 우리나라 바지락을 많이 수출하였으며 일본에서는「아사리」라고 부른다. 일본「이시가 키린」시인이 쓴 「바지락」을 보면 야밤에 눈을 떳다/엊저녁에 산바지락들이/부엌 구석에서 /입을 벌리고 살아 있었다/날이 새면 모조리 먹어 치울거야/나는 웃었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입을 약간 벌리고/ 자는 것 밖에 내밤은 없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1814)에는 바지락을 포문합이라 하여 껍질이 매우 얇고 가로 세로 가는 무늬가 있어 고운 베와 비슷하다라고 기록된 것은 껍질무늬가 옷감의 가로 세로 무늬와 비슷하다는 뜻이다.

또 다른 기록에는 천합이란 이름으로 껍질이 매우 얇고 살이 풍부하며 맛이 좋다고 쓰여 있다.

바지락은 우리나라 일본,중국에 분포하며 자갈이 섞인 갯벌에 살고 있지만 환경에 따라 껍질의 형태, 색깔, 무늬 등 변이가 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름철 산란기를 대비해서 원기가 왕성한 먹이 활동이 좋은 봄철에 가장 맛이 있는 계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바지락을 잡으면 몸속에 모래가 들어 있는데 이는 잡을 때 놀라서 흡입한 것이므로 바닷물이나 소금물에 담가 두면 자연히 배출된다.

일반적으로 조개류는 선도가 떨어질 때 독소가 생겨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고 바지락과 진주담치를 먹고 식중독 사례가 있었다. 아무튼 바지락은 젓갈을 담거나 날것으로 요리해 먹지만 여름 산란기에 독성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예로부터 바지락과 재첩은 황달과 간에 좋다고 알려져 현대 약리학으로 증명되고 있으며 혈액순환을 돕게 하므로 동맥경화 예방에도 효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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