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생선이 오징어, 고등어, 갈치 순이라고 조사되었다. 그런데 수산물 갈치가 정치판에서 제식구 잡아 먹는 갈치 정치인이라고 회자되고 있다. 우리 속담에 「갈치가 갈치꼬리를 문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친한 사이에 서로를 모함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치판까지 좋지 않은 갈치로 거론된다는 것이 조금은 언짢은 얘기지만 물고기 생태가 그러하니 어찌하랴. 갈치는 먼바다 물고기로 얕은 바다로 이동하여 같은 종류의 꼬리를 잘라먹는 습성이 있다. 어디 갈치뿐이겠는가 복어도 복어끼리 꼬리와 지느러미를 뜯어 먹고 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복어 양식장에 갔을 때 꼬리가 없는 수많은 복어를 보면서 주인이 일일이 복어를 잡아 날카로운 복어 이빨을 펜치로 잘라내는 것을 보았으니 말이다. 원래 갈치 식성이 육식성으로 오징어, 멸치류, 청어류, 새우를 좋아한다. 그러나 갈치회는 배 위에서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 맛이 일품이다.

제주도나 남해 미조 포구에서 갈치회는 유명하다. 서양인은 갈치를 잘 먹지 않고 낚시용 미끼로 토막을 내서 사용하 지만 요리해서 먹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이민 간 사람들은 바다에서 갈치를 잡으면 즉석 회를 떠서 먹으며 향수를 달래는 제대로 갈치회 맛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송수권 시인의 「남도의 맛과 멋」에 보면 「위도 큰 애기 갈치 꼬랑지 못 잊어 섬을 못 떠난다네」라는 해안지방의 속설이 갈치맛을 대변하는 것 같다. 갈치란 이름은 원래 칼처럼 생긴 물고기라는 데서 유래했다 신라시대에는 칼을 갈로 불렀다는 점에서 그 시대에 이름이 붙여진 것이 아닌가 추축하고 있다. 거문도항은 남해의 어업전진기지로 봄부터 여름까지는 새우 어장이 형성되고 7~11월에는 갈치가 잡히고 이후에는 삼치잡이로 이름이 나 있다. 갈치는 날카로운 샘김새와는 달리 알을 낳은 뒤 부화 시까지 주위를 떠나지 않고 알을 보호하며 먹이도 먹지 않는 애틋한 모성애가 지극정성이다.

문어도 모성애가 큰 해산물이며 연어는 알을 낳고 보호하면서 죽어가지만 부화된 새끼는 죽은 연어의 살을 뜯어 먹고 성장하는 연어의 모성애는 눈물겨울 뿐이다. 어느 해인가 수년간 이상기온 현상으로 갈치 어획량이 떨어지고 가격이 폭등하자 반값에 세네갈 갈치가 수입되었다. 판매상 얘기는 갈치 모양도 두툼하고 식감도 비슷하여 손색이 없다고 했다. 수입산을 보면 노르웨이산 고등어, 페루산 새우, 대만산 꽁치, 모리타니아산 문어 모두가 국내산보다 저렴해서 수입되었으리라 여겨지지만 국민들이야 저렴한 수산물을 환영도 하겠지만 국민들 중 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어민들의 고충은 아마도 상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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