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음식 중에 밥과 고기와 나물을 섞고 양념을 더하여 비빔 음식을 만들지만 해산물과 밥과 절묘한 배합으로 음식을 만들거나 생선회를 고추장을 푼 물에 말아 먹으면 그 맛은 어떨까? 어떤 해산물을 쓰느냐에 따라 그 맛과 향이 다를 수밖에 없고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맛을 내는 유명하고 소문난 음식을 찾아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물회는 예전에 어부들이 바다에 나가서 갓잡아 올린 생선을 썰어서 고추장을 푼 국물에 오징어, 한치, 가자미, 도다리, 자리돔을 말아서 허기를 달래기 위하여 후루룩 마셨다는 것이 기원이다.

강원도(삼척, 주문진등) 물회는 오징어 한치를 고추장에 풀어서 먹고 있으며 포항 물회도 참가자미, 도다리를 고추장에 풀어서 먹는가 하면 제주도 자리돔 물회는 고추장 대신 된장을 풀어서 만들면 칼칼한 국물맛과 상큼한 맛이 있다. 요즘 물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럭, 쥐치, 소라, 전복으로 개발해서 선보이고 있다. 해산물 비빔밥은 여수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서대회 비빔밥을 추천해 주라는 말이 있을 만큼 여수의 별미이다. 서대는 여수를 중심으로 남해안 중서부 지역의 명물이며 이 지방에서는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갯벌도 맛이 있다라고 할 만큼 인기 있는 생선으로 한여름 더위도 잊을 만큼 감칠맛이 있다 하겠다.

그리고 호남 연구위원의 자료에 의하면 목포 꽃게살 비빔밥은 갯벌이 발달한 서해 최남단과 최북단이 꽃게 어장이 형성된다. 꽃게는 겨울철에 깊은 바다에서 월동하고 수온이 따뜻해지면 진도와 신안 부근에서 통발로 잡힌다. 통발로 잡는 꽃게가 비빔밥에 제격이라고 말하고 있다. 9월 경 진도 서망항으로 집결된 꽃게 큰 시장은 가을로 가는 길목에 입맛을 돋우는 목포 꽃게살 비빔밥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경기 강화만에 장봉도 섬은 국내외가 인정하는 갯벌로 둘러싸인 건강한 섬으로 소라비빔밥이 좋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장봉도는 모래와 갯벌이 섞인 혼성 갯벌로 조개류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다.

섬사람들은 갯벌을 공동 어장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는 소라를 살짝 삶아 채소를 더해 식당에서 소라 비빔밥을 내놓고 있다. 그 외에 군산 반지회 비빔밥도 있다. 반지는 밴뎅이와 비슷하지만 멸치과에 속하는 작은 물고기이다. 여름철 반지젓갈도 유명하지만 군산 째보 선창에 반지회 비빔밥 전문식당이 몇 군데 있고 비릿하지 않고 달콤한 맛이 유혹하고 있다. 반지는 살이 부드럽고 그물에 걸리면 바로 죽기에 손질해서 냉동 보관해야 1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