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손자가 방학을 맞으면서 처음으로 성적표가 나왔다. 그런데 우리 국민학교 시절과는 달리 성적에 등수가 없고 담임선생의 학생 평가서만 나와 있다. 구구절절 잘하였다는 서술만 있으니 과연 1학년 반에서 우등생이나 될까 궁금하기만 했다. 그런 손자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유별나게 새우를 좋아한다. 서울근교 바닷가에 한번 간다 하면서 그동안 새우 제철이 짧기에 잊어버리기 일쑤였다. 금년에는 손자의 성적도 우수하니 새우철 다음 달에 탱글탱글 물 오른 제철 새우(대하)를 맞보게 하리라 다짐했다.

우리나라에서 월동직전인 9월부터 11월까지 잡히는 대하는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분포하지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연안에서만 한정 생산되므로 바다의 귀족이라 불릴 만큼 고급 수산물이다. 중국 문헌 「본초강목」에 보면 혼자서 여행할 때는 새우를 먹지 말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만큼 고단백 강정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새우의 집산지는 안면도인데 육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남북 24km의 길게 뻗은 우리나라 6번째 큰 섬이다. 안면도에서는 큰새우, 왕새우, 홍대라고 부르기도 하는 대하이다. 대하는 커서 20㎝이상일 때이고 15㎝ 이하면 중하라 부르며 암컷이 수컷보다 훨씬 크다 할 수 있다.

안면도에서 대하는 5월에 나와서 산란을 끝내고 먼 바다로 나갔다가 9월부터 다시 찾아와 11월까지 머무르고 태안군 연근해에서 잡히는데 충남지방 어획고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몇 년 전 10월경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가 열려서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는 들었다. 축제에는 맨손 대하와 물고기 잡기, 갯벌체험, 대하요리 경연대회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였다고 한다. 이날 축제에는 대하와 비슷한 흰다리 새우와 타이거 새우도 선보였다는데 흰다리 새우는 대하와 비슷하지만 더 통통하고 수염길이가 짧다.

몸 색깔은 흰새우가 회색이고 대하는 청록색과 회색이 섞인 푸른색을 띠고 있다. 타이거 새우는 대하보다 큰 몸집과 호랑이 얼룩무늬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김주영 소설 「아라리 난장」에 보면 하루관광 재미로 안면도만한 데를 찾아볼 수 없지유 그리고 두분처럼 여기서 숙박을 하시려면 우리집에와서 대하를 구워먹고 바닷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한숨 푹자고 일어나면 신경통도 씻은 듯 낫는다니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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