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조선일보 논객(조용헌)이 「80대의 소설가의 일상」에 대한 칼럼을 쓰면서 지인 한 분이 39년생(84세)의 노인이지만 읽고 쓰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기 때문에 세상 돌아가는 것을 훤히 알고 있다면서 아마도 뇌의 근육이 말랑말랑한 탄력성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면서 나이 들어 신문을 보고 잡지를 읽는 시력과 지적 호기심을 유지한다는 것은 상팔자에 해당한다면서 읽고 쓸 수 있는 80대라면 복받은 인생이다. 글을 잘쓰는 작가보다 잘 쓸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사는 노년층이라면 더 아름답게 보는 것이다. 논객의 얘기가 마침 동갑내기 노인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에 놀랍고 한편으로 필자 입장에서는 우쭐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수산분야를 전공한 사람으로는 인문학에 거리감이 있고 문학의 이론과 본질에 접근할 기회가 많지 않지만 책을 읽고 글 쓰기에 게을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항상 마음 한구석 부족함은 사실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흔히 수필은 자유로운 발상에 짜임새 있는 형식으로 쓰여지는 문학 형태라고 하지만 우선 읽어서 흥미가 있고 가슴 뭉클함과 따뜻한 느낌에 감동이 있어야 하며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한다. 문학에서 메세지가 생명이고 독자에 주는 메세지가 없다면 그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금년도 반년이 훌쩍 넘긴 8월이지만 이달부터 연말까지 3권의 책을 쓰고 엮어서 매듭지어야 할 책무가 있으니 걱정이 앞선다. 첫째 「여든해 바다사랑」의 책을 내놓은지 4년이란 세월을 보내면서 그동안 수산인신문에 칼럼과 문학지에 기고한 작품이 쌓여서 또 한권의 책「바다와 함께 60여년」(가제)을 상제할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 두 번째가 함준식 사장이 집필한 「원복송어 양식장 50년사」를 보완하고 교정해 달라는 의뢰가 있어 송어 양식 역사와 더불어 평생 송어와 더불어 열과 성 그리고 피와 땀이 서린 함 사장의 송어와 인연에 각별한 고향 친구이기에 옆에서 도와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세 번째는「대종회 설립 60년사」를 집필하고 꾸준히 자료를 모아서 연말까지 완성하여야 하는 책무가 무겁다. 아무튼 노년층이라도 읽고 쓰다 보면 세월도 나이도 저만치 물러나고 있으니 즐거운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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