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해양 방류를 확정하자, 내년에 오염수가 방류되면 수산물 소비가 급감해 어업인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 강력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교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환경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대응 관계부처 회의’를 긴급히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도쿄전력이 지난해 12월 제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시설 설계·운용 관련 실시 계획안’을 인가한 데 대한 향후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해당 계획안에는 원전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후 해수로 희석해 해양에 방출하는데 필요한 내용이 담겼다.

이번 인가 이후 일본은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 재분류 및 방사선영향평가 재실시, 오염수 설비 운용계획 보완, 설비에 대한 사용 전 검사 등 실제 방출 전 제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원자력기구(IAEA) 모니터링 태스크포스(TF)도 종합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도쿄전력은 보관 중인 약 125만톤의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내년 봄부터 방류할 계획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 아래, 대내외적으로 최선의 대응조치를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박사 등 우리 측 인사가 IAEA의 안전성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도 과학적·객관적 검증이 이뤄지고 국제법·국제기준에 부합하게 오염수가 처리되도록 IAEA와 협력해 나가고 해양방사능 감시체계를 확대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대국민 소통을 지속해 나간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우선 국내 항만·연안 52개 지점 및 연·근해 40개 지점에서 해수·해양생물·해저퇴적물에 대해 세슘·삼중수소 등 방사능 모니터링을 지속 확대·강화할 계획이다. 방사능 측정은 최대 월 1~2회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해양확산 시뮬레이션 고도화 사업이 완료되는 즉시 우리 해역에 미칠 영향을 검증해 나가고, 수입수산물 유통이력 신고 및 원산지 단속대상 어종 확대 등 수산물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계획도 수립해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일본과 양자 소통·협의채널 등을 통해 해양방출의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우리 측 자체 안전성 검토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제공과 원전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를 위한 책임 있는 대응도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다.

수산업계에서는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일본 오염수가 방출되면 한국 수산물을 기피하게 돼 소비가 뚝 끊긴다”며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국감에서 “오염수가 방류되면 우리나라 수산물의 수출이 모두 중단되고 국민 생명·안전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2일 성명에서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전 세계 바다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입힐 것”이라며 “유엔해양법협약의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윤석열 정부가 이번 결정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168개국이 비준한 유엔해양법협약을 활용해 일본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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