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많은 조개류가 있지만 다슬기는 내륙수면 하천에 살고 있는 고동이다. 조개류치고는 작고 볼품이 없어 값어치면에서 뒤떨어지지만 바다가 없는 내륙지에서는 예부터 식용은 물론 약용으로 이용해 왔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다슬기는 해장국이나 회무침으로 즐겨 먹고 있으며 충북지방이나 양평지방에서는 다슬기잡이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지방에 따라 충북에는 올갱이 올뱅이라 하고 경상도에는 고동, 고디, 전라도에서는 다시리, 대수리라고 하고 강원도에서는 골뱅이라고 사투리를 쓰고 있다.

지역마다 이름이 많다는 건 그만큼 수량이 많다는 뜻이고 전국 각지의 어느 하천이고 잘 자라지만 특히 물이 맑고 차가운 금강 쪽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9종의 다슬기가 있으며 이중에 알을 낳는 난생은 물흐름이 빠른 곳에 주로 살고 그 외는 새끼를 낳는 난태생도 있다. 다슬기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돌밑이나 모래속에 숨어 있다가 일몰 후에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한다. 먹이는 주로 돌이나 바위애 붙어있는 부착 조류를 치설이라는 이빨로 갉아 먹으며 자란다. 충북 영동 지방에는 올뱅이국이 유명하다. 특히 영동군 황간면이 다슬기 요리로 유명해서 예부터 무처먹고 지저먹고 졸여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뱅이 중에서 큰 것은 국물용으로 작은 것은 건더기용으로 나누어서 사용한다. 여러번 끓이고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다 된장을 풀고 다슬기와 배추와 부추를 넣으며 청양고추를 곁들면 칼칼한 맛이 더욱 일품이다. 그러나 가장 힘든 다슬기 속살을 발라내는 일로서 엄지손가락 한마디만한 크기에 이쑤시개나 옷핀으로 일일이 살을 꿰어서 빼내야 한다. 이 일은 힘들기보다는 귀찮은 일이다. 하나하나 반복해서 살을 빼내려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제주에 가면 보말(작은 고동)을 똑같이 바늘로 살을 발려내서 쌀과 함께 볶아서 죽을 만드는 제주의 명물 보말죽이 생각 난다. 다슬기의 의약 효능은 황달, 소갈을 치료하고 대소변을 원활하게 한다고 전해 오고 있다. 그러나 다슬기는 페디스토마와 흡충의 제1중간 숙주이므로 다슬기를 절대 날것으로 먹어서는 않될 것 같으니 주의해야 될 것이다. 예부터 올갱이죽과 추어탕은 한국인의 보양식 중에 하나라고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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