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생화학자 「로저 윌리암스」는 우리 몸에 영양소가 필요수준 이하가 되면 생명의 사슬이 약해져서 질병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한국인에게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3가지를 보충해야 하는 것은 칼슘, 비타민D, 오매가3라고 말하고 있다. 칼슘의 대표적인 생선이 있다면 멸치지만 작고 힘이 없고 성질이 급해서 잡으면 바로 죽는다 하여 멸시하는 이름으로 멸치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한다. 오영수의 단편소설 ‘갯마을’에 보면 돌각 담밑을 찰삭대는 기장 일광면에 초아흐레 달그림자를 따라 멸치떼가 들었다. 드물게 보는 멸치떼였다.

조그만 갯마을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 멸치 후릿그물을 당기는 모습을 잘 묘사했다. 멸치잡이는 후릿그물자망 권현망 등 그물로 잡는 방법이 있지만 그물로 잡는 멸치는 금새 죽고 비늘이 다 벗겨져 온몸이 상처를 입고 맛도 떨어진다. 그러나 죽방렴으로 잡는 멸치는 손상되지 않고 산채로 잡아 곧장 삶아서 말리기 때문에 맛도 훨씬 좋으며 국내 최상급으로 값도 2~10배까지 더 받으며 주로 백화점 납품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죽방염으로 멸치잡이를 하는 경남 남해군 삼동면 지족마을은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아 국내에서 드물게 죽방렴이란 전통 어법으로 멸치를 잡는 친환경 고기잡이다.

죽방렴은 길이 10m 대나무 말목 수백 개를 물이 흐르는 반대 방향으로 V자로 개펄에 박고 말목 사이사이를 그물로 엮은 부채꼴 어장으로 만들고 부채꼴이 끝나는 부분에 대나무로 만든 원통형 통발이 고기를 가두는 어항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나무 대신 철제 H빔을 이용하여 말목을 박고 있다. 죽방렴은 밀물과 썰물 때 맞추어 하루 2차례 고기를 잡는데 통안으로 들어가면 뜰채로 고기를 건져올린다. 뜰채 안에는 멸치 외에도 전어, 도다리, 아귀 등이 가득히 담긴다. 멸치 작업장에 도착하면 채에 담아 소금물에 삶고 삶은 멸치가 물에 뜨면 바로 건져 올려서 채에 담아 햇볕에서 건조시킨다.

5시간 정도 말려서 기계로 소멸, 중멸, 대멸로 선별하고 포장으로 들어간다. 멸치는 생선이라 말하기는 볼품없지만 영양가면에서는 머리, 내장, 뼈채로 먹을 수 있는 서민적이며 버릴 것이 없는 생선임에는 틀림없다.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연습이 부족한 한명이 전체 하모니를 망칠수 있듯이 우리 몸에도 한가지 영양소가 결핍되면 조화를 망칠 수 있으므로 균형 잡힌 영양소가 필요함을 유념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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