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기하여 매년 그러하듯이 아들 내외가 색다른 동해안 대게를 보내왔다. 아마도 육식보다 해산물을 선호하는 우리에 대한 관심의 선물이려니 생각했다. 지난달에 지인들과 동해안 영덕 강구에 갔을 때는 대게가 강구 어시장에 나왔지만 살이 덜 찼다고 붉은대게(홍게)를 권하고 있었다. 그러나 생산현장이라도 비싼 가격은 어쩔 수 없었다. 대게는 크기보다 살이 얼마나 꽉 찼느냐가 중요하고 무거울수록 좋고 배 부분이 검고 눌러 봤을 때 물렁거리면 맛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대게는 영덕군 강구면과 축산면 앞바다에서 3~4월에 잡히는 것이 맛이 뛰어나서 으뜸으로 치고 있다.

겨울 바다를 대표하는 대게잡이는 어선이 새벽 5~7시에 출항하여 2~3시간 운항해서 한 달 전 설치한 그물의 흰색 부표를 찾아 갈고리로 부표를 끌어당겨서 밧줄을 뱃머리에 고정시키고 양망기에 걸어서 돌리면 바다 밑바닥에 설치했던 그물을 감아올리면서 그물에 엉켜 있는 대게가 줄줄이 올라온다. 그때 그물에서 대게를 조심스럽게 벗겨내는 작업이 큰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건져 올린 대게 중에는 「너도대게」가 섞여 있다. 영덕에선 「너도 대게냐」의 줄임말로 쓰이지만 이는 동해안에 잡히는 대게와 붉은대게(홍게)의 자연 교잡종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게, 너도대게, 홍게는 외부 색깔과 맛 그리고 살고 있는 수심이 완연히 다르지만 대게와 너도 대게는 맛이 비슷하지만 홍게만은 살이 적고 약간 짠맛이 있을 뿐이다.

게의 명칭을 살펴보면 정약용의 「자산어보」에 보면 8개 다리를 굽혀 머리를 숙이고 꿇어앉은 자세를 궤(꿇어앉을 궤)자를 써서 궤라 유래한 기록이 지금에 와서 게로 쓰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10개 다리 중 2개는 집게발로 걸음걸이는 8개로 기록된 것이다. 그리고 이조시대 임금에게 진상할 때부터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동해안에서 대게 다음으로 털게가 있다. 부드러운 갈색 털로 덮여있으며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취향에 따라 대게보다 더욱 값진 털게로 여기고 동해안 38선 부근에 차가운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편이다. 그러므로 북한에서는 털게는 외화벌이에 큰몫을 하고 있다고 전해 오고 있다. 최근 게, 새우등 갑각류 껍질에서 ‘키토산’이라는 물질을 추출하여 껍질조차 주요 산업 자원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겨울철에 최고의 별미 대게,홍게등에 대하여 금어기 금지체장의 법규를 잘 지켜 자원보호에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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