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인신문 창간 29주년 특별 대담을 위해 최근 만난 김계호 성산포수협 조합장은 “지난 3월 25일 수협중앙회 비상임이사로 당선돼 영광”이라며 ”어업인들의 소득증대와 수협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계호 조합장은 1983년부터 밑바닥인 어선원 생활을 시작해 20년의 어선 선장 경력과 진정한 수산인이라고 보증할 수 있는 한국수산업경영인 서귀포시 회장을 거쳐 제주도 부회장, 성산포수협 대의원, 오조리 어촌계장, 조합장까지 수산 지도자 코스를 단계적으로 걸어왔다.

성산포수협은 다른 수협에 비해 조합장 연임이 어려운데 과거 직전 두 조합장이 한차례 임기만 채우고 연임에 실패했으나 김 조합장은 재선에 성공한 것이다.

김 조합장은 어릴 적 부친이 경영하던 멸치 배에 승선하면서 일을 배우던 중 더 많은 일을 배워 보려고 부산에 있는 저인망 어선원으로 승선을 시작해 20년간 어선 선장 경력을 가져 있으며 현재는 29톤과 41톤 등 2척의 근해연승어선을 운영하고 있다.

-조합장 재임 중 경영실적은

▶조합장 재임 6년 동안 연간 위판실적이 786억원에서 1235여억원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으며 공제실적도 A그룹과 B그룹에서 각각 1, 2, 3위를 하며 3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았다.

이같은 좋은 실적은 본인의 공로가 아닌 조합원과 임직원의 노고에 따른 성과다. 특히 공제 실적은 우리수협 특성상 지리적으로 도시가 아닌 읍면에 위치해 불리한 여건인 상황인데도 직원들이 업무실적을 위해 멀리 제주시나 서귀포시까지 출장을 가서 영업하는 것에 대해 투철한 사명관과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김 조합장은 직접 어선을 운영하는 선주로서 과거 수산업 경영인 제주도 부회장과 어촌계장을 역임한 경력을 터전 삼아 네트워크를 이용해 조합 경영에 음지라 할 수 있는 경제사업으로 올해 조합원들에게 11.4%의 이용고 배당을 해주는 기염을 토했다.

-수산물 제값받기 위한 노력은

▶2020년 10월 활어 위판장을 개소해 어민들이 잡아 온 수산물들이 제값을 받도록 구매상인을 유치해 활어 위판장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해 먹을 수 있도록 직접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영업도 소문이 나서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활어 판매를 위해 소비자들을 유치할 게 아니라 회포장 배달도 하는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매출이 나아지기도 했다며 활어 위판장이 생기다 보니 어민들이 잡아 온 활어들이 제값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제주도 활어 특산물의 하나인 한치 가격이 kg당 5만원까지 나가는 기록도 세웠다. 활어 위판장의 기능이 활성화돼 어민들이 바다에서 고생해 잡아온 수산물들이 제값을 받도록 더욱더 노력할 것이다.

-소라 판매 실적 급증의 비결은

김 조합장은 성산포수협 조합원들과 임직원이 하나가 되다 보니 판매에 있어서 누구보다 열정을 갖고 노력을 많이 한다. 해녀들이 잡아온 소라들은 대부분 일본 수출에 의존해왔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이 중단돼 고심하던 중 소라 판매를 위해 행사가 열리는 데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소라 판매에 동분서주했으며 드라이브 스루 등을 통해 많은 양의 소라를 판매했다.

행사가 있을 때 소라를 홍보해서 판매하면 그날은 목표치를 완판하는 기염을 토했다. 우리 수협 해녀분들과 조합원은 정예 조합원들이다.

-조합원 복지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조합원의 복지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지도사업도 주력하고 있다. 조합원 자녀들을 위해 연간 1500만원의 장학사업과 젊은 수산인의 장래와 발전을 위해 제주도에 하나 밖에 없는 수산고등학교에도 연간 500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원로 조합원을 위로하는 행사도 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조업하고 돌아온 어민들과 해녀들을 위해 조합 중심지역과 외곽지역 등 두 군데에 조합에서 직접 운영하는 사우나를 운영해 조합원에 한해 편리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우나를 이용해 조합원들을 자주 만나다 보니 허심탄회하게 조합원들의 고충을 직접 듣고 개선을 많이 한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인지

▶약 5년 동안 한,일 어업협상이 결렬돼 있는 상태라 성산포수협 조합원들이 경영하는 근해어선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갈치 연승어선들이 5시간이면 갈 수 있는 조업 장소인 일본 EEZ로 출어하지 못하다 보니 무려 5일 이상을 항해해야 동중국해까지 출어함으로써 유류비가 많이 들어 어민들의 부담이 크므로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5년째 한일 어업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어 어민들의 유류 경비가 몇배가 들고 있다. 쥐꼬리만한 유류비를 지원하면서 어민들이 기대를 갖도록 할 게 아니라 연승어선들의 EEZ 허가를 매입해 보상을 해주든지, 아니면 대체 어장을 확보해 주는 노력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일본 EEZ수역에 들어간다고 해서 우리 마음대로 갈치를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 잡는다 싶으면 어획할당량(TAC) 때문에 일정량 밖에 못 잡도록 하는 제도로 모순이 많다.

-갈치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연승어민들이 잡아온 갈치가 많은 양도 아닌데 코로나19의 여파와 경기부진에 의해 해마다 수협냉동 창고에 쌓아 놓는 일이 연례행사다. 갈치들이 판매가 안되면 조합에서 매취해 보관하는데 이마저 예산이 없으면 정부나 해수부에 사정하러 다니는 고충을 겪는다. 어민들은 잡아 온 갈치들이 판매가 안되면 믿는 것은 수협밖에 없다고 하고 수협은 어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느라 이만저만한 고생이 아니다. 이러한 고충을 해소하고 국산 갈치의 원활한 판매를 위해 정부에서 갈치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를 두었으면 좋겠지만 이는 외교마찰이 우려되므로 한일 어업협상 중단 기간 동안이라도 일본산 갈치의 수입을 중단해 제주산 갈치 판매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밖에 현안들과 향후 계획은

▶우리 수협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조합원을 정비하는 게 가슴이 아프다. 현재 우리 수협 이사회에서 제동을 걸어 힘들지만 해수부나 수협중앙회에서 내려온 지침이라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정비를 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심이 크다. 제주도내 서귀포, 한림수협도 조합원 정비를 단행했는데 우리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수협 위판장이 40년이 돼 노후화가 심해 새로운 위판장 건립이 필요하다.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 시설도 필요해서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이라 보니 이 또한 고심이 크다. 조합과 조합원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봉사를 할 것이며 풍요로운 성산포수협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대담=강용주 기자/제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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