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새해를 맞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혁신과 수출전략 재구성 등의 사업구상을 밝혔다. 임 회장은 지난 한 해 코로나 대응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수산물 유통-판매 현황을 수시 점검하는 가운데 경제사업 혁신을 통한 수산물 소비증가를 위해 힘쓰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 결과 사업별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올해도 변화된 소비문화에 맞춰 디지털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혁신을 중심으로 어업환경을 개선하고 비대면 소비추세에 맞춰 언택트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경영성과를 말씀해 주시죠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약속했던 경제사업 혁신을 비롯해 침체된 수산물 소비증가를 위해 달려왔다. 무엇보다 임직원들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하나된 모습으로 소임을 다해준 덕분에 올해도 좋은 경영성과로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경제사업 혁신을 위해 수산식품연구실을 신설하는 등 작년부터 진행해온 혁신 시스템이 점차 궤도를 잡아가며 경제사업은 지난해 수익이 증가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운용 수익률이 양호한 가운데 경제사업은 수매 및 직판사업 매익률 개선 등으로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양식보험은 손해율이 감소해 수지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이런 성과를 이어 나간다면 공적자금 상환 속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금융 예금자보호기금 적립방식이 목표기금제로 전환함으로써 전체 회원조합들의 수익성을 높이고 경영안정을 도모하게 된 것도 의미있는 성과로 생각한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 문화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새로운 소비문화에 걸맞은 경제사업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어업인이 잡아 오면 그 이후는 걱정 없도록 하는 사업구조를 확립한다는 기본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그 사업구조를 올해 구축하는 작업을 해왔다면 올해는 이를 구체화하고 비대면이라는 요소를 가미해 시장에 적응해 가겠다.

수협의 경제사업이 경쟁력을 갖춰 가공과 수출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줘야 어민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담보로 걷어 올린 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가공분야에 있어 수협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HMR(가정간편식)위주의 가공상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상품개발을 지속 추진해왔다. 또한 바이어와 비대면 소통을 통해 국내 회원조합을 비롯한 우리 수협의 제품을 세계각국의 유명 온라인몰과 연계해 판매하는 등 경제사업 쇄신을 통한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수협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은?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신속한 대응을 위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했다. ‘수산물 유통대책반’을 중심으로 국내 수산물의 유통-판매 동향 파악을 면밀히 감시하고 수산물 소비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실행했다. 언택트 문화에 걸맞게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수산물 판매에 도입해 수협중앙회 본사, 강서공판장, 노량진수산시장 등 본사 자회사 구분할 것 없이 판매할 수 있는 장소만 확보할 수 있다면 모두 활용해 소비자들 입맛에 맞는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행사를 진행하며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또한, 단체급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수산물급식챌린지」를 진행해 시청 등 공공기관 사내급식에 수산물이 활용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소비침체로 인해 애로사항이 많은 피해어업인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수협은행과 함께 취약계층 만기연장 및 이자(원금)상환 유예 등 다양한 금융지원책도 동시 진행했다.

-디지털혁신을 위한 수협의 전략은?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위해서라도 디지털은 수협에도 중요한 화두이다. 디지털기술과 빅데이터를 결합해 어업생산성을 높이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 추진 중이다. 수협이 운영하는 어선안전조업본부는 1962년부터 아날로그 무전설비를 통해 제공하던 기상변화, 어황, 각종 안전관련 정보 등을 최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전파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어업인들에게 디지털 장비 보급을 통해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2017년 첫선을 보인 조업정보알리미(어플리케이션)를 통해 어업인이 필요로 하는 각종 정보를 집약해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세기 넘게 누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기상정보와 결합시켜 사고 발생률 예측모델을 개발하는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경제사업 혁신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선정된 ‘캠(동영상)’을 활용한 온라인 수산물 구매시스템(캠마켓)지원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수산물 소비를 한단계 더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수산업에 대한 전망은?

▶지난해 연근해 어업생산량이 또다시 90만톤대로 주저앉으면서 최근 3개년 평균 어획량이 100만톤을 넘기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획량 감소가 고착화되고 고급양식 수산물의 소비 정체, 코로나19로 인한 전체적인 소비위축 등 어업 경영수지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근해 어업생산기반은 악화되고 수입 수산물 소비는 급증하는 등 수산업이 매우 좋지 않은 흐름인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한정된 자원을 두고 어업인들끼리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어자원 고갈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잡는 어업’에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가지고 있는 자원복원능력을 극대화시키고 휴어제 확대와 어선 감척 등 어획 강도를 저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수산물 판로 확대를 위해 해외진출 상황은

▶수협은 약세 상황에서 비대면 문화에 대응해 수출 확대를 모색했다.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 7개국 10개 도시에서 운영중인 수산물무역지원센터를 통해 현지 대형 온라인 유통채널을 중심으로 판촉행사를 전개하는 등 비대면 신규 판로 확보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수협은 수산물 수출규모가 2019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260억원으로 62%의 신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인력 양성과 우수한 회원조합 상품과 연계한 특판행사 개최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되며 특히 회원조합 제품 수출이 전년 대비 약 94% 증가해 실적 호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문제 해결 방안은

▶오염수 문제는 일본이 독단적으로 정해서도 안되고 국제사회의 충분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수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수협중앙회는 원전오염수 해양 방출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또한 해양방출 강행시 정부 등 관계기관뿐만 아니라 ICA수산위원회 회원국과 모두 연계해 강력히 일본에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해양이 방사능에 오염된다면 일본연안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며 방사능 물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더라도 수산물 소비급감 등으로 수산업계의 궤멸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 수협의 경영 방향과 계획은

▶수협은 어업인들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실상부히 인정받게 만들 것이다. 수협의 태동은 과거 객주의 횡포로부터 어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태동한 조직으로 어민들이 어획한 수산물을 제값을 받도록 지원하는 점이 본질적 역할이다. 이런 본질적 역할을 어떻게 강화하고 확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이 고민하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취임 이후부터 계속 강조했지만 경제사업 혁신을 통해 어업인이 잡기만 하면 수협이 책임지고 제값 받아 팔아주는 유통환경을 조성하고 공고하게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더욱 큰 사명감을 갖고 어업인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수협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어업인들이 안전하게 조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도 힘을 쏟아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을 지워내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 안심하고 조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임직원들과의 소통 방안은?

▶누구나 망설임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회장실의 문을 항상 열어두는 것은 수협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임직원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함께 고민해야만 취임하면서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뛰어주어야만 성과 창출이 가능한 것이며 이를 위해 직원들의 의견에 귀기울이고 소통하는 열린 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근무복을 제작해 함께 착용하는 것도 일체감을 조성해서 역량을 극대화하자는 구상에서 시행한 것이다. 취임 당시에도 밝혔듯이 직원들 스스로 어업인과 조직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하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면 상응하게 보답해주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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