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경남 남해안 양식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지역 양식업계에 따르면 통영과 거제 연안 멍게양식장에선 이르면 1월 말 출하를 시작해 늦게는 6월까지 시즌을 이어간다. 올해도 설 명절을 전후해 본격적인 햇멍게 수확철이 돌아왔지만, 출하를 개시한 작업장은 2~3곳 뿐이다. 이마저도 일주일에 1~2번 작업에 그치고 있다.

어민들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애꿎은 수산물 소비까지 둔화한 탓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이상 고온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어민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멍게수협은 시즌이 시작된 지금까지 초매식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굴 양식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초반 부진을 딛고 겨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신종 코로나에 다시 발목을 잡히게 됐기 때문이다. 굴수협에 따르면 3일 오전 경매에서 생굴 1kg이 평균 5400원에 낙찰됐다. 가격이 지난주보다 800원, 15% 가량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초매식 이후 평년 이하에 머물던 생굴 가격은 다행히 연말·연시 김장철을 지나며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악재에도 설 명절 전까지 하루 평균 130t톤 1kg당 6400원 선을 유지하며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연휴 직후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에서 주문이 끊기기 시작했다. 가공공장은 시설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여기에 일본을 중심으로 한 수출업계도 원료 수매를 꺼리면서 내림세로 돌아섰다. 서울지역 수산물 도매시장에선 가격이 반토막 났다. 이대로는 산지 가격 폭락도 불가피하다.

활어 시장도 설 이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단가도 심상찮다. 서남해수어류양식수협에 따르면 우럭(조피볼각) 출하가격은 1kg당 8000원으로 500원가량 떨어졌다. 참돔도 1만 원 선이 무너져 9000원까지 주저앉았다.

해수수협 김성희 한려지점장은 “활어회는 주로 모임 자리에서 소비되는데, 신종 코로나 공포에 아예 모임이 없어졌다”면서 “개인이나 수협 같은 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