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대가리는 살코기는 적더라도 다른 부위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 있다. 어느 시인은 ‘거듭난 생선머리’란 시에서 ‘먹다 남은 생선대가리/ 꼬꼬도 야웅이도 외면하는 생선대가리/ (중략) / 그대가 웃음을 주네/ 그대는 생선머리 신사가 되었네’.라고 노래하고 있다. 특별히 주당들은 대가리 양쪽 볼에 붙은 살점을 말끔히 발라내고, 귀세미(아가미의 방언) 살을 뜯어 먹으며 한잔 또 한잔 소주 한 두병은 거뜬하다고 자랑한다. 어찌 보면 사람들은 생선이나 동물들의 두개골을 먹고 심지어 이들의 장기(臟器)인 내장으로 탕(湯)을 만들고 혹은 젓갈로 담아 먹어 조금은 엽기적이다. 한편 대형수산시장이나 재래시장에 새벽이 오면 생선의 대가리나 내장이 든 봉투를 수거해가는 청소차가 도착한다. 그때까지 고양이와 파리 떼가 한통속이 되어 분리된 생선대가리와 내장을 나눠먹고 키득거린다. 그것도 잠시 값을 조금이라도 깎으려는 아주머니와 생선 파는 상인들 간의 흥정 다툼은 정겨운 재래시장의 활기와 삶의 현장이다.
한편 생선요리가 제일 발달한 일본은 오색(五色), 오미(五味), 오법(五法)을 기초로 조림, 구이, 찜, 튀김 등으로 생선대가리 요리가 특별나다. 또한 중국에서도 후난성(湖南省)의 위토우(魚頭)요리인 샹차이(湘菜)와 청나라 건륭황제가 항저우(杭州) 순행 길에 먹고 반했다는 첸룽위토우(乾隆魚頭)요리는 유명하다. 또한 중국에서도 최근 먹방이 뜨고 있으며 식품 매출도 연 40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반면 란런경제(懶人經濟,게으름뱅이 경제)의 영향으로 고급 새우 요리도 자기가 직접 껍질을 까는 것이 귀찮아 먹기를 포기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고 한다. 즉 란런(懶人, 게으름뱅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신선매장으로 인기가 높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150여개의 허마센성(河馬鮮生)은 새우껍질을 발라내는 사람(바오샤스, 剝蝦師)를 모집한다는 직원 채용 공고를 냈다고 한다. 갈수록 사화환경 변화가 빨라지고 식용패턴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때 생선대가리냐 머리냐의 논쟁이 급선무가 아니라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대응할 정책과 식품 개발이 시급한 우리 수산인 모두의 과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