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피시(폴그린 버그 지음)란 책을 읽으면서 풍부한 지식과 현장 취재로 제목처럼 4종류 물고기만 가지고도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 있게 책을 엮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년시절 낚시꾼이었던 저자가 취재기자가 되었고 낚시를 다니면서 얻은 물고기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산 전문가가 아니면서 기자의 특유의 직업의식으로 물고기의 생태를 연구하는 과학자처럼 책을 썼으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 바다낚시를 갔는데 예전만큼 물고기가 잡히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수산시장에도 과거에 없던 물고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른바 4종류의 연어, 농어, 참치, 대구인데 연어는 하천에서, 농어는 연근해, 참치는 원양, 대구는 대륙붕에 산다. 세월이 가면서 물고기의 서식지는 육지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이 4종류의 물고기가 지난 50년 동안 겪어온 급격한 생활환경 변화를 서서히 파헤치면서 풀어가고 있었다. 알라스카 원주민부터 노르웨이, 이스라엘, 그리스, 베트남 하천을 누비며 양식업자 과학자 어선에 선장에 이르기까지 두루 만나고 취재한 결과는 한편으로 수산기술의 발달사이며 물고기의 수난사 같기도 했다.

20세기 들어 바다가 가장 평화로운 시기는 세계 제2차 대전 중이었다. 그것은 어선이 출어가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인구가 팽창하면서 사태는 달라진 것이다.

댐에 막힌 연어는 귀소 본능의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없고 농어도 마구잡이로 자원이 감소되었으며 그래서 등장한 것이 양식 산업이 시작이 되었다.

마치 우리나라 통일벼가 보릿고개를 해결했듯이 바다에서는 양식을 통해 물고기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므로 연어는 매년 150만톤 양식산이 생산됨으로써 자연산보다 3배가 증가되었다.

1960년대 초반 노르웨이 히드라 마을에서 한 형제가 연어 새끼를 피오르에 가두어서 키우는 가두리 양식에 성공했고 양식 기술도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연어는 알이 크고 관찰이 쉽기에 양식 자체도 쉬운 편이다. 그러나 고대 로마 시대부터 잔칫상에서 귀한 대접으로 인기였던 농어는 사정이 달랐다. 알도 작고 산란기 조절하기 어려워서 이 문제를 이스라엘 과학자가 호르몬 연구를 통해 농어 인공 사육이 가능하게 만들었고 양식 기술을 이용해 양식 산업을 일으킨 것이 그리스인이라 했다.

전 세계적으로 참치 소비량이 급증하게 된 저자의 해석이 흥미로웠다. 사실인지는 가름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1960~1970년대 일본 전자 제품이 한창 북미로 수출되면서 비행기가 돌아 올 때 북미에서 너무 기름지다 하여 인기가 없던 참치를 실어 나르기 시작하였고 일본에서 일어난 참치 붐이 결국 미국과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는 얘기다.

연어새끼는 야생에서 80%가 폐사되지만 그 새끼를 거의 살려내는 양식 기술은 가두리 양식을 성공시켰지만 질병도 환경문제도 제기되고 있었다. 양식장에서 탈출한 연어가 새로운 유전자를 각 지역에 퍼트리면 생태계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해석도 내 놓았다.

미국 뉴욕주에서 낚시를 하면서 낚시에 걸린 연어를 보고 잡을지 말지를 망설였다. 왜냐 하면 대서양 연어가 아닌 양육장에서 탈츨한 태평양산 연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잡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깐 사이에 줄 다리기는 어떤 논리보다 참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어 그래서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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