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암초’를 만났다.

수협노조가 인사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홍진근 후보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데다 일부 회원조합 조합장들마저 홍진근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내고 있어 오는 7일 총회에서 찬반투표가 제대로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협은 공노성 지도경제대표이사가 임기만료 8개월을 남겨 놓고 후진을 위해 7월말로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후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공모를 실시해 인사추천위회가 응모한 2명의 응모자를 놓고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쳐 지난 26일 동원산업 상무이사 출신인 홍진근 후보를 추천했다.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수협중앙회지부(수협중앙회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추위에서 홍진근 후보를 추천한 것에 대해 임준택 수협중앙회장 및 인추위원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며 “밀실야합으로 거수기들이 만들어낸 우리조직 최악의 인사 참사로 기억될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물색해야 함에도 급하게 일사천리로 인추위를 구성해 진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과연 후보자로 추천된 인물이 전문경영인(CEO) 출신도 아닌 중간관리자를 역임했던 사람을 우리조직의 수장으로 삼으려는 것은 우리 조직을 동내 구멍가게로 인정하고 조직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동조합은 누구를 뽑으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조직에 어울리고 조직을 잘 이해하는 자를 뽑으라는 말”이라면서 “이번 지도경제대표이사 후보자가 과연 우리 수협호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장으로 적격자인지 회장은 스스로에게 반문해 우리 조직원의 사기를 북돋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주장의 핵심은 ‘수협조직의 제2인자이자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인 지도경제대표이사를 중견대기업(동원산업) 중간관리자(상무이사) 출신을 선임하는 것은 34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는 공적 기관인 수협 임직원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고 사기를 저하시키는 처사’라는 것이다.

노조는 “8월 7일 개최 예정인 총회 전에 후보자를 자진 사퇴하도록 해 결자해지 할 것을 요구하고 만약 대표이사 임명을 강행한다면 노조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여 무능회장 퇴진과 병행해 금융노조와 연대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수협중앙회 노조가 홍진근 후보 선임에 반대 의견을 밝힌데 대해 일부 일선수협 조합장들도 정진근 후보 선임에 대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수협조합장은 “수협노조의 주장은 수협 직원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노조의 반대 이유가 설득력이 있다면 후보가 자진사퇴하면 좋겠지만 사퇴하지 않을 경우, 총회에서 찬반여부를 놓고 고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홍진근 후보가 자진사퇴할 것인지, 총회가 열기기 전까지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노조와 회원조합장들을 설득해서 찬성을 이끌어낼지가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한 수협 관계자는 “홍진근 후보가 자진해서 사퇴하면 문제가 일단 해소되겠지만 총회 찬반투표까지 가서 통과된다고 해도 이로 인해 노조와의 갈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하고 “특히 총회 찬반투표에서 부결될 경우,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리더십에 적지 않은데미지(손상)를 입을 것으로 우려 된다”고 말했다.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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