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지난 17일 오후 7시 20분 연평도등대에서 점등식을 개최했다.

연평도등대는 1960년 처음 불을 밝혔으나 불빛이 남파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는 빌미를 준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에 가동을 멈췄고 그 이후 시설물까지 폐쇄하면서 1987년 완전 문을 닫았다가 이날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 것이다.

연평도 등대 재점등은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어장확대의 후속 조치다. 해수부는 4월 1일부터 서해 5도에서 일출 전 30분, 일몰 뒤 30분 등 1시간의 야간 조업이 허용됨에 따라 어민들의 어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연평도등대 재점등을 결정했다.

최신형 동명기로 교체된 연평도등대의 불빛은 20마일(32km)까지 도달할 수 있지만 안보상의 이유로 북쪽을 향한 창에는 가림막을 설치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남북 공동어로구역 설정이 추진되고 서해 5도 야간 조업이 시행되는 등 주변 조업 여건이 변하자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등대는 켜졌지만 연평도 어민들의 가슴은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으로 거멓게 타들어 간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어장확대로 기대를 했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중국어선이 쌍끌이로 황금어장을 바닥까지 훑는 바람에 꽃게는 ‘금게’가 된 지 오래다.

연평도등대가 어민도 살피고 서해 평화를 밝히는 등대로 거듭나려면 서해평화수역 지정과 시범 공동어로구역 지정이 시급하다. 또 남북이 공동으로 북방한계선 일대를 관리하면 중국어선을 막아내고 해상파시 등을 통한 공동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남북간 대치상황과 긴장완화의 역사를 담고 있는 연평도 등대가 다시 밝혀지면서 그 불빛이 ‘희망과 평화의 빛’이 되기를 기원한다.

저작권자 © 수산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