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산호만을 전문적으로 채취하는 허가된 어업이 없다. 그러나 망(網)류 어업에서는 적은 양이나마 산호가 그물에 걸릴 가능성은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대부분의 산호초는 법적보호지역이거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채취가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인접국인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은 산호만을 전문적으로 채취하여 일확천금을 노리는 업체들이 성업 중이다. 산호는 일본어로 산고(珊瑚, さんご)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8을 좋아하는데 그 기원은 ‘돈을 번 다’라는 발제(发财 facai)의 发(fa)음이 8(ba)음과 비슷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산호와 발음이 같은 3(さん)과 5(ご)가 들어간 전화번호나 차량 번호판(35-35)은 최고의 인기라고 한다. 더욱이 결혼하는 부부들도 3월5일을 산호의 날로 여겨, 당일 결혼하면 행운이 온다고 믿고 있다. 일본에서는 제일 비싼 산호를 하이켄(はいけん)이라 하는데 심해저에서 건저 올린 산호의 빛깔이 최고라는 뜻이라 한다.

산호어업은 19세기에 들어 말레이 반도에서 시작하여 인근 나라로 전파되었고, 분홍색, 붉은색 산호는 보석으로 가공되어 억대로 팔리고 있다. 동양에서는 3월의 탄생석으로 여긴다. 산호는 전 세계적으로 600여종이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30여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 있는 문섬, 숲섬, 범섬 그리고 거문도 주변 해역에 중요한 산호 자원이 많다고 한다. 보통 산호는 바닷 속 식물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은 동물로 분류된다. 산호는 강장동물(腔腸動物)로 해파리, 말미잘 등과 같이 다리에 촉수(polyp, 폴립)가 있다. 18세기 프랑스 생물학자인 페리스넬 박사가 동물로 분류하기 전까지는 식물 심지어 광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산호가 바닷 속에서 1cm 자라는 데는 50년이 걸린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특히 산호의 촉수에는 독침이 있어 먹이가 닿으면 독침을 쏘아 마비시키고, 입을 통해 먹고 배설물 또한 입으로 배출시킨다. 산호의 색상은 평범한 갈색에서부터 매우 화려한 핑크와 붉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산호의 색상은 공생조류(Zooxanthellae) 색상과 산호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색소 단백질의 색상 조합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산호초가 지구 대기의 산소 농도를 유지하는 중요한 인자 중에 하나일 정도로 광합성을 통한 산소 생산량은 엄청나다고 한다. 산호는 잡식성인데 해저에서 올라오는 다양한 종류의 부유물은 물론이고 박테리아, 동물성 플랑크톤, 물고기의 배설물, 소형어류 등등 거의 모든 유기물을 다 먹는다. 그러나 해저 생태계가 백화상태(白花現像, 갯녹음 현상)가 지속되면 사멸한다고 한다. 산호의 백화 원인에는 빛, 수온, 화학물질, 오염물질에 따른 부영양화, 불가사리, 조류의 급격한 변화 등이 있으나 대체로 수온 상승이 문제가 된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면 대재양급 백화현상이 빈번히 발생하여 화려한 색깔을 잃고 탄산칼슘(aragonite, 霰石) 골격만 남고 죽고 만다. 호주에 길이가 2,300km에 이르는 북동 해안의 대산호초와 3,000여개의 작은 산호초에 대한 전문가팀의 조사 결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약 91%의 대산호초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오키나와(沖繩, 옛 류큐제도)에서도 역시 대산호초의 75%가 백화현상으로 죽었고, 동남아 95%, 몰디브 60% 등 큰 피해를 입는 등 전 세계 산호초의 70%정도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산재해 있는 산호초의 가치는 연간 1,720억 달러(약 20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지구온도가 2도 상승하면 산호초 멸종률이 약 99%(1.5도 상승 시 70∼90%)가 되고 어획량도 약300만 톤 감소한다고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보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도쿄만으로 부터 약 1,000km 떨어진 중부 태평양에 있는 약 30여개의 화산섬인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 Bonin Islands)’ 등지에서 약 160척이 산호 어업을 하고 있다. 최근 이곳에서 채취한 산호 한 점(本)이 무려 3,000만 엔(약 2억7천만 원)에 낙찰(연4회 실시)된 적이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에서의 최고 산호는 세계에서도 최고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반면 중국 푸젠성(福建省)의 불법 어선 등 200여척이 오가사와라 제도와 오키나와 주변 수역에 몰려들고 있다. 이는 붉은 산호로 가공한 장신구를 애용하는 중국의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 일본 업체가 드물게 한해에 2억 엔(약 18억 원) 상당의 붉은 산호 채취로 일확천금을 하였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수석연구원은 산호초들은 놀랄만한 아름다움 외에 해양생태계에 필수적으로 백만 종 이상의 어류와 모든 해양생물의 25%에 서식지를 제공한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더불어 인도네시아는 어류 남획은 산호초에 지진이나 쓰나미 보다 더 피해를 주고 있고, 부정 어업으로 인해 산호초의 94%가 죽어가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다. 2010년 3월 중동의 카타르에서 124개국이 참가한 워싱턴조약 협약국회의에서 미국과 EU에서 제의한 ‘보석 산호 규제안’이 2/3(64 대 59)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됨으로써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제국이 산호어업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호 전문 어업이 없는 우리나라는 다행인지도 모른다. 바다의 무분별한 산호 채취로 일확천금의 꿈을 꾸는 것이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수산인들이 직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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