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안에서 보고 듣도 못한 생소한 물고기가 있다면 여수에 서대와 군산에 박대일 것이다. 여수 출신 수산인은 군산에 박대는 서대의 사투리일뿐 서대와 동일 어종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군산 수산대학장을 지낸 유봉석 교수는 군산에 박대는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어류 분류학상 전혀 다른 어종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대는 서대의 사투리라는 기록은 있지만 두 종류가 생김새는 눈이 모두 왼쪽으로 쏠려 있어 가자미 목에 특징을 나타내고 있어 분류학상 유사종으로 인정되나 다른 종임은 확실하다.

판소리에 보면 다섯 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에는 용왕이 바다의 대신들을 차례로 호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승상 거북, 승지 도미, 판서 민어, 주서 오징어, 한림 박대, 대사성 도루묵, 방첨사 조개라 부른다. 여기에서 다섯번째 호명된 한림은 제9품 벼슬이다. 그런데 정3품인대사성보다 먼저 부른 대목이 나온다. 9품이면서 3품을 눌렀던 바다의 대신이 바로 박대인 것이다. 박대는 군산에서 많이 잡히는 특산물로 생김새는 몸은 혓바닥처럼 길게 늘어져 있고 눈과 입은 깨알만하고 한쪽으로 몰려서 못생긴 까닭으로 문전 박대를 당한다고 이름이 박대라 하지만 맛은 대박이라고 군산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러기에 군산에서는 시집간 딸이 박대맛을 못 잊어 친정을 자주 찾을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문대통령이 군산지방에 방문 시에 점심상 반찬에 박대가 올려졌다고 한다. 군산에서는 그만큼 복을 불러주는 소중한 생선이라고 한다. 여수에 가면 처음 찾아온 손님들에 서대회 비빔밥을 권장할 정도로 맛이 있고 제사상에도 서대찜이 오르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생선이다.

서대는 참서대 용서대 개서대등 종류가 있으나 그 중에 참 서대가 가장 맛이 있고 명물로서 가치가 있어 “서대가 엎드려 있는 개펄도 맛이 있다”라고 할 만큼 맛과 감칠맛으로 실제로 서대회 무침은 별미로 즐기며 6~10월이 제철이고 박대는 11~12월이 제철이다. 어민들은 박대는 말려서 건어물로 먹고 서대는 회로 먹는 것으로 구분하고 살색과 비늘 크기에서도 구분되지만 단지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총칭하여 두 종류 모두를 서대라 부르기도 한다. 아무튼 2종류 모두 지역에 특산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여수에 갈 때마다 서대회 무침은 잊을 수 없는 먹거리로 오래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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