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문인들이 작품에서 감동을 주고 마음에 와 닫는 글을 남겼지만 건강관리에는 소홀한 탓인지 젊은 시절에 세상을 떠난 윤동주 시인(28세) 김유정 작가(29세) 박인환 시인(33세)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절절히 묻어나게 하고 있다.

그들은 요절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그들의 고향에는 생가를 보존하고 문학관도 건립하여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의 작품세계를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념관이 되어 어쩌면 인생은 짧았지만 그들의 문학 세계는 영원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 인제 두메산골에서 태어난 박인환 시인은 경성1고보와 평양 의전을 다니다가 자유신문 경향신문에서 기자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의 대표 시를 보면 한잔의 술을 마시고 /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라고 시작한 ‘목마와 숙녀’는 삶의 비애와 감성적으로 짜여진 감미로운 서정시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세월이 가면’이라는 시는 도시적 감각과 서정으로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시로 가곡으로 불려 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그 눈동자 입술은 / 내가슴에 있네 /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고 /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

시집으로는 「박인환 시선집」이 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중⋅고교 필독 문학 작품 선정위원회가 한국 시 문학에 대표 명시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후반기 동인으로 비평성과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촉망받는 시인이었으나 1956년 33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서울 명동에 가면 명동 입구와 명동 예술극장 중간쯤에 가로 세로 1m 크기의 표지석이 우뚝 세워져있다. 제목은 「문화 예술인이 찾았던 은성(銀星) 주점터」이며 내용은 1960년대 소설가 언론인 이봉구 변영로 박인환 전혜린 문화 예술인들이 모였던 주점터이다.라고 적혀 있다.

지난 몇 년 전에 문학 단체에서 강원도 인제군 상동리에 있는 「박인환 문학관」을 방문했다. 문학관은 박 시인의 생가터에 2층 건물로 건립되어 1층은 1940년에서 1950년대에 서울 명동거리를 재현한 세트장으로 다방과 선술집(주점)이 들어서 있으며 2층은 사진 전시실과 백일장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인환의 시집이나 당시 유품들은 찾아 볼 수 없어 서운한 마음만 간직한 채 뒤돌아온 기억이 새롭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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