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 따라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어종이 바뀌고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경우 어획량이 반세기 만에 1만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후(수온)변화가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해양 환경에 수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연구역량 강화 및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기후(수온) 변화에 따른 주요 어종의 어획량 변화'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년 이후 고등어류, 멸치, 살오징어 등 난류성 어종 어획량이 증가하고 명태, 꽁치, 도루묵 등 한류성 어종 어획량은 감소했다. 이는 1970년 섭씨 16도에 불과하던 표층수온이 지난해 17.2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망치고등어와 참다랑어 등 아열대성 어종의 연근해 발생 빈도도 늘고 있다.

대표적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경우 연간 어획량이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1만톤 이상(1970년 1만3418톤)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톤으로 줄어들며 47년 만에 크게 급감했다.

풍부한 어장이던 동해안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서식지가 북태평양으로 이동한 데 더해 치어(노가리) 남획까지 이뤄졌기 때문이다.

서늘한 수역에 서식하는 꽁치도 마찬가지다. 강원·경북지역 어획량 감소로 인해 작년 한해 어획량은 1970년(2만5036톤) 대비 30% 수준인 757톤에 불과했다.

도루묵 어획량은 50여년 전과 비교하면 연간 1만6110톤에서 4965톤으로 3분의 1이 됐으나 2009년 TAC(총허용어획량) 제도 도입으로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참조기도 연간 어획량이 1970년 약 3만톤에서 지난해 2만톤으로 감소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멸치는 어군이 남해안에서 모든 해안으로 확대되며 연간 어획량 1970년 5만4047톤에서 지난해 21만943톤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고등어도 어장이 동서해로 확대되면서 어획량 증가 추세다. 1970년 3만8256톤이던 고등어류 어획량은 지난해 11만5260톤으로 증가했다. 전갱이류는 수온 상승과 함께 동해에서도 어획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같은 난류성 어종이라도 갈치·살오징어는 치어 남획과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으로 인해 어획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수온이 현재 추세로 상승하고 남획과 불법조업 등 다른 요소가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연근해역에서 한류성 어종은 점차 감소하고 멸치와 고등어 등 난류성 및 아열대 어종의 비중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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