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해양수산부가 부활하고 국제원양정책관실이 신설되면서, 지난 4년여 간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면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2013년 예비 IUU(불법·비보고·비규제)어업국으로 지정되고 조기해제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일, 갈수록 규제가 강화되는 국제기구 회의 대응, 중국과의 FTA에서 우리 수산물 시장 개방은 최소화(對중국 수산물 수입액의 35.7%)하고, 중국의 수산물 시장은 100% 개방시켜 우리 수산물의 수출길을 확보한 일 등 전 세계로부터 우리 수산업계로 몰려드는 도전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한 시간들이었고, 2016년은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한 한 해였다.

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취임을 시작으로 북태평양소하성어류위원회(NPAFC), OECD 수산위원회,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A),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 등 국제수산기구에 한국인이 진출하고, 2017년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 추진, 예비 IUU어업국에서 IUU 근절 선도국으로의 전환 등 여러 가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성과와 결실을 키워서 우리 해양수산업계에 실질적 이익으로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2017년 국제원양 전망이 밝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산물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기구 등의 조업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또한, 어장축소, 어가하락 등으로 원양산업계의 사정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WTO, OECD, APEC 등 국제기구에서의 수산보조금 금지 논의는 미국, EU 등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더욱더 구체화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대외적으로는 국제기구 참여․진출, 국제협력, 통상협상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우리 해양수산업의 해외진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대내적으로는 원양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과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3대 분야 10대 과제를 설정하여 추진하고자 한다.

◆ 해양수산분야 글로벌 역량 강화로 국제 위상을 제고한다.
첫째, 국제협력을 확대하여 해양수산분야 리더쉽을 제고하겠다. 해수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발 경험을 개도국과 공유하고, 전세계 수산지식과 기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수산대학’ 국내 유치를 추진 중이다. 세계수산대학은 대학원 대학으로서 개도국의 유학생을 뽑아 수산자원관리, 친환경어업 등의 분야의 전문가를 키우고, 이를 통해 수산분야 친한(親韓) 리더를 전 세계로 배출하는 양성소가 될 것이다. 지난 2016년 대내적으로는 부산을 유치도시로 확정하고, 부산시·부경대와 MOU를 체결하여 설립 기반을 조성하였다. 대외적으로는 FAO 사무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다수 국가의 지지를 바탕으로 올해 9월 시범대학원을 설립(석사과정 30명, 1개학과, 3개전공)하여 운영하고, 이후 2021년 정식 개교(석·박사과정 100명, 3개학과)하기로 하였다. 해수부는 학생모집, 교과과정 확정 등 시범사업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또한, 제16차 FAO 수산물교역소위원회 등 국제회의를 국내에 유치하여 선도적 지위를 확보해 나가고자 한다.

둘째, 국제업무 추진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국제회의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하여, 전문직 공무원제도 도입, 국제기구와의 공동프로젝트 확대, 민간전문가의 회의 참여 지원 등을 통해 해수부 직원과 수산전문가의 국제기구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업무의 현지 대응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있는 해외수산관을 추가로 신설하고, 해수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명예해양수산관 제도를 내실있게 운영할 예정이다.

셋째, ODA 및 양자협의로 해양수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 우리 해양수산업의 해외투자진출을 위해서는 수원국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중점협력국가 중심으로 ‘ODA 중장기 확대방안’을 수립하고,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ODA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16년 대비 100% 증가한 56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해외진출과 연계한 ODA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해외수산시설 융자사업(8억원)을 통해 해외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투자 대상국 정부와 양자협의를 추진하여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 인도네시아, 세네갈 등 MOU를 체결한 수산강국들과 정례회의를 개최하여 지속적인 협력관계도 유지해 나가겠다.

◆ 원양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여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
첫째, 국제 IUU어업 근절노력을 선도하겠다. 해수부는 우리 원양어업이 국제 경쟁력을 갖게 하기 위해 조업감시 시스템 기능을 고도화하고, 고위험군 선박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는 등 불법어업 감시를 강화할 것이다. 더불어 불법수산물의 국내 유통을 막기 위해 어획증명대상어종을 확대(대만산 꽁치, 서아프리카산 민어 추가)하고, 대만산 꽁치 등에 대한 항만국 검색을 강화할 계획이다. 원양산업법에 포함되어 있는 IUU 관련 규정을 분리하여 ‘불법․비보고․비규제어업 통제․관리법’을 제정하여 보다 체계적으로 불법어업을 관리해 나갈 것이다. 그간의 IUU 지정부터 해제까지 우리나라의 경험을 주변국과 공유하고, 우리나라에서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IUU어업 백서도 발간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9월에 있을 한-EU 정상회담에서 IUU어업 근절을 위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대만 등 IUU어업 취약국과 MOU를 체결하는 등 국제적인 근절 노력에도 동참하겠다.둘째, 원양어업의 조업 어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 냉동창고, 가공공장 등 러시아 극동지역 투자를 활성화하여 안정적인 명태, 꽁치 등의 조업쿼터를 확보하고자 한다. 국제수산기구의 과학조사를 지원하고, 어획쿼터 논의 적극 대응으로 해외어장을 유지하겠다.

셋째, 원양어선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 원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원양어선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조업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초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선사별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원양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고, 해외 입․출항 어선에 대한 현지 안전점검도 실시할 것이다. 노후 원양어선을 현대화하기 위해 추진중인 융자사업의 금리를 인하하는 등 지원조건을 개선하고, 고효율․저비용 어선 표준선형 개발을 확대할 계획(2017년 원양채낚기 개발)이다.

넷째, 원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 관계부처와 협의하여 금리인하(고정 3% → 고정 2.5% 또는 변동금리), 지원제한 조건 및 상한 완화 방안 등을 검토하는 등 정책자금의 지원 요건을 개선할 것이다. 또한, 원양선사의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외국인 선원 승선 비율을 확대하고, 외국인 해기사 승선요건을 완화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

단순 조업 위주인 원양산업을 가공․유통 등 고차 산업화하여, 원양산업의 외연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들도 추진하고자 한다.

해외수산시설투자 사업 및 ODA사업 연계 등 투자를 다각화하고, 해외수산협력센터를 통한 연2회 해외투자설명회 개최, 컨설팅 실시 등으로 투자희망기업을 지원하겠다.

갈수록 줄어드는 해외어장에 대한 대안으로 수산물 합작투자를 확대하고, ‘원양 업종별 경쟁력 강화방안 마련’ 연구용역을 추진하여 업종별로 특화된 전략을 수립하겠다. 해외투자지원 체계 마련 및 투자 활성화를 위한 ‘수산업해외투자촉진법’도 제정하여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겠다.

◆ FTA 전략적 대응으로 우리 수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첫째, MEga-FTA 등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 동시다발적으로 추진중인 FTA에서 해수부는 항상 우리 수산업계를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FTA가 수산물의 수출을 확대하고,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도록 협상을 추진하고자 한다. 협상 단계별 프로세스(협상전 → 개시 → 타결 → 이행)를 개선하여 FTA에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특히 생산․수입․수입단가 등 통계 데이터에 기반한 ‘新수산통상정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겠다.

둘째, 기체결 FTA의 재협상 및 이행을 적극 추진하겠다. ‘한-뉴지 수산협력사업’은 우리 어촌 청소년들의 뉴질랜드 어학연수, 수산전문가 국외훈련 및 대학원비 지원 등을 양국 정부가 지원해주는 FTA 이행사업이다. 우리 어민과 수산업계에 직접적 혜택이 되는 사업으로 추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FTA별로 개최되는 이행위원회에도 적극 대응하여 수산물 수출의 장벽, 위생․검역 등도 협의해 나가겠다.

셋째, 수입수산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 FTA 협상에서는 수입 수산물을 관리하고, 우리 수산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저율관세할당(TRQ)를 설정한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감면하고 그 이상의 물량은 기존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관세 감면을 받는 물량은 수입업자에게 공매 등의 방식으로 배분하고 있다. 이 때 발생하는 공매납입금은 모두 수산발전기금에 귀속되어, 우리 수산인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16년에 수산발전기금으로 포함된 TRQ 공매납입금은 505억원 정도로 2017년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해수부는 다양한 국제원양정책을 추진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장애물에 부딪힐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해결방안을 강구하면서 모든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의 바다를 넓히고, 국제무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수산업계의 지지와 동행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2017년 우리 해양수산의 국제진출 확대와 원양산업의 재도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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